[데스크 제언] 분열의 정치를 끝내자, <font color=blue>전병준(70회)</font> -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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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제언] 분열의 정치를 끝내자 | |||||||||
싸움은 끝났다. 길고 지루했던 대선전은 마침내 막을 내렸다. 하지만 국민의 마음은 아직 편치 못하다. 이른바 `이명박 특검`이 예고돼 있는 데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대결구도는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또 다른 정치적 혼란이 명약관화한 상황이다. 이 시점에서 한번 숙고해야 할 것이 있다. 이번 대선에서 나타난 민심의 실체가 무엇이었나 하는 점이다. 17대 대선에서 민심은 압도적으로 이명박을 선택했다. 경선과 대선 기간 내내 그는 BBK 사건, 자녀들의 위장전입 및 취업 등 소위 도덕적인 약점에 시달렸다. 이명박 당선자는 대부분 이를 부인했지만 국민들은 그가 직ㆍ간접적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느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심은 그에게 표를 몰아주었다. 국민들의 표심은 무엇을 말하려는 것일까. 우선 지난 5년간 노무현 정부의 실정에 준엄한 심판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 국민의 아픈 곳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정권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통합신당의 정동영 후보가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주저앉은 이면에는 여권의 분열도 있었지만 `노무현류`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작용했다. 역으로 말하면 이명박 당선자가 대통령감으로 완벽했다기보다는 상대적으로 `노무현류`보다는 낫지 않겠느냐는 국민들의 염려 섞인 기대가 작용한 것이다. 또 한 가지 경제살리기에 대한 염원의 표현이다. 최근 세계 및 우리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그다지 좋지 못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야기된 국제 금융시장의 위기가 증폭되고 있는 데다 유가 상승 등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더구나 지난 10년간 상대적으로 분배에 치중한 경제정책으로 한국 경제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성장동력이 약화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실업문제와 노인문제가 경제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직장 없이 헤매는 일자리 부족은 국민의 가장 큰 관심사가 된 지 오래다. 또 늘어난 평균 수명으로 정부가 책임져야 할 노인들의 노후문제는 경제에 주름살을 예고하고 있다. 국민이 10년 만에 정권교체를 단행하고 이명박을 선택한 것은 바로 이 점에서 다른 후보보다 잘해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국민에게 `경제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이제 정치권은 환골탈태해야 한다. 멱살 잡고 욕질하는 `여의도 정치`에서 탈피해야 한다. `정치 10단`이라고 자부하면서 국민을 피곤케 했던 노무현 정치의 말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압승을 거두었다고 야당을 무시한 독선을 휘둘러서는 안 되며 또 특검을 정략적으로 이용해 당선자를 흔들어서도 안 된다. 이제 정치권이 모두 국민의 뜻을 받들며 경제살리기에 올인하는 `참정치`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정치부장 전병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