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친구들과 함께하는 2007년 송년사
2007-12-4 최혁
12월1일 한낮에 찾아온 부음
너무도 빨리 세상을 떠난 창윤이가
우리를 너무나 안타깝고 슬프게 하는구나
그 공부 잘하던 모범생
친구라면 아낌없이 베풀던 인술과 우정
그 우정 때문에 참으로 많은 것을 내어주던 좋은 친구
이제 더 이상 볼 수가 없게 되었구나
네가 비우고 떠난 자리를 누가 어찌 채운단 말이냐
함께 기울이던 수많은 술잔들이 이제는 한없이 후회스러워지고
늘 바르게 충고하고 조언하던, 정직하고 신실하던 그 모습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구나
우리는 참 좋은 귀하고 아까운 친구를 떠나 보냈구나
다만 영정 속에서 늘 언제나처럼 웃고 있는 친구의 얼굴과
주님의 복음 속에서 하늘나라로 올랐기에
이제 더 이상 슬퍼만 하지 말고 이제 모두 창윤이의 명복을 빌어보자
그리고 우정이란 이름으로
더 이상 친구에게 독주를 권하지 말자
세월이 감을 어찌 막겠느냐
이제 하나 둘씩 세상을 떠나는 친구들을 보내며
남은 우리도 언젠가 가야할 길을 생각게 되는구나
그러나 적게 먹고 운동을 많이 하는 것 이 최고의 건강 비법임을 행하고,
세상 과욕을 버리고 마음을 명경같이 하여
이왕이면 오래오래 한 백년 건강하게 살다 가자구나
그러면서 깊고 은은한 우정을 이어가며 살자구나
5년여 외지 근무 후 돌아온 고국
이제는 그렇게 반겨 주시던 부모님도 계시지 않아
그늘 잃은 아해가 되어버렸구나
그러나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친구들
잔주름 속에 중학생 고등학생때의 童顔이 보여 좋구나
우리 다시 그 꿈 많던 어린 소년으로 돌아가
길가의 한 포기 꽃에도 감탄하고, 한마디 따뜻한 말에도 감격하는
천진난만한 아이가 되어
사자가 거니는 해변을 매일 밤 꿈꾸면서 살아가자
우리를 늙게 하는 것은 세월이 아니라
우리가 꿈과 열정을 잃어버리는 것이거늘
예전의 큰 꿈은 가질 수 없어도 작고 소박한 꿈은 갖고 살자구나
못 다한 공부도 하고, 읽고 싶었던 책도 읽고,
한편의 그림 앞에서, 바하와 브람스의 음악을 들으면서
새로운 깨달음과 즐거음을 찾아보자
세상에 섭섭하고 원망스러웠던 것도 많았지만
이제 하나씩 하나씩 내려놓고
조금은 더 너그럽고 인자한 마음으로 남은 세상을 살아보자
어차피 우리는 보잘것없이 작고 연약하고 부족하다고 고백할 때에만
가장 크고 강한 위인이 되는 것이거늘
남을 이기고 나만 옳다는 오만과 독선보다는
늘 나를 낮추고, 정직하고 바르게 사는 인자와 성인,
의인이 되어 보자구나
힘이 모자라거든 耳順의 지혜와 슬기로
각박해지는 현실을 보면 이웃을 가까이 하고,
무거운 짐 진 사람들에게는 憐憫의 情을 주는
보다 따뜻하고 열린 세상을 만들어 보자
매일 매일 감사하며 살자
하루를 더 사는 것에, 아직은 건강을 지키고 있음에,
오늘도 해야 할 일이 있음에,
우리 주위에 아름다운 자연이 있음에,
또 매일 먹을 것과 마실 것이 있음에,
모두모두 감사하며 살아가자
또 한해가 가는 구나
지난 한 해 설움과 아픔, 잊고 싶은 기억은 뒤로하고
새해는 모두가 조금은 더 평안하고
나은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자
오늘 이 자리에 몸이 불편하여 , 사업이 어려워 나오지 못한 친구들에게는
두 손 모아 치유와 성공을 빌어보자
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늘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 우리들의 집사람
때로는 어머니 같이 따뜻한 모성으로
때로는 사랑스러운 연인으로
또 귀여운 누이 같은
그리고 그 언젠가부터 모습까지 우리를 닮아가고 있는
가녀린 우리 뒤웅박 아내들
이 해가 가기 전에 힘껏 안아주고
정말 고맙다고 말해보자
그러면서 새록새록 속 깊은 사랑을 키워가자
또 오는 12월 19일에는 우리 국민들이 좀더 나은 지도자를 뽑으 수 있는
지혜로운 백성이 되었기를 기도해보자
마지막으로 자 친구들이여
이 해가 가기 전에 오래 못 본 친구들에게
전화나 편지라도 소식을 한번 전해보자
이 모든 것을 위하여
우리의 해맑은 제2,제3의 삶을 위하여
우리 옆에 아직은 좋은 친구가 이렇게 많이 남아 있음에 감사하면서
송년의 작은 축배를 들자구나.
끝
#1. 55회 동기회 송년의 밤 행사가 12월 4일 18:00 잠실 '향군회관' 컨벤션홀 무궁화볼룸에서 있었다.
#2. 창윤(박창윤) : 영락병원 병원장으로 재직하던 박창윤 동문이 급환으로 타계하였다. 박병원장은 초창기 55기 동문회장을 역임하며 항상 동기생들을 따뜻하게 감싸주며 동기회 모임을 활성화 하는데 헌신적이었다. 그의 부음은 동기생들의 가슴에 믿기지 않는 슬픔을 안겨주었다.
#3. 최혁 : 외교통상부 제네바 대표부 대사 역임, 현 ; 한국경제인연합회 상임고문
김윤학(왼쪽) 회장이 임봉재 차기 회장(오른쪽)과 건배를 나누고 있다
이날 동기회 모임에는 80여명의 동기 및 가족들이 참석하여 따뜻한 만남의 시간을 나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