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용호(69회·패러마크 사장) 교우, 동아일보 2003.4.14. [맛과멋] >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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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87회 작성일 2003-04-15 00:00
여용호(69회·패러마크 사장) 교우, 동아일보 2003.4.14. [맛과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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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blue> [맛과멋]국산양주병 '랜슬럿 30년산' 디자인 여용호 사장 </font><p> <img src=http://www.donga.com/photo/news/200304/200304140170.jpg align=left>양주업체로는 후발주자인 하이트는 지난해 한국 위스키 역사에 기록될 만한 큰 도전을 시작했다. 1년여에 걸친 시장 조사를 토대로 백화점 판매가를 기준으로 한 병에 110만원, 국산 최고가는 물론 한국인에게 친숙한 최고급 위스키 ‘발렌타인 30년산’(90만원)보다도 비싼 한국산 위스키 브랜드 ‘랜슬럿 30년산’을 만든 것. 국산 위스키는 맥주와 섞어 ‘폭탄주’로 말아먹는 게 주 용도라는 한국 ‘주당(酒黨)’의 고정 관념에 반기를 든 것이다. 이 과정에 핵심 역할을 맡은 사람이 기업 로고와 술병 디자인 전문 회사인 ‘패러마크’의 여용호 사장(44)이다. 그는 12년 동안 디자인업계에 몸담은 베테랑 디자이너로 이번 랜슬럿 술병의 디자인을 총괄했다. 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회사에서 여 사장을 만나 술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술병 디자인 세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똑같은 원액, 아니 오히려 더 비싼 원액을 쓰면서도 오로지 브랜드가 한국산, 술병이 한국산이라는 이유로 ‘싸다는 이미지’가 덕지덕지 붙은 현실이 안타깝죠.” 그는 지난해 초 하이트로부터 랜슬럿 술병 디자인을 의뢰받았을 때의 느낌을 이렇게 회고했다. # 한병 110만원 ‘국산 최고가’ “한국은 세계 위스키시장에서 큰손입니다. 그런데도 세계에 자랑할 만한 양주 브랜드는 없죠. 이런 현실을 바꾸는 데 ‘운 좋게’ 동참할 수 있었던 거죠.” 일본에서 7년 동안의 디자인 공부를 마치고 1991년 귀국한 이래 그의 손을 거친 술병은 모두 5개. 창업을 하기 전 소속된 직장에서 그는 주도적으로 김삿갓, 오비라거 등의 술병을 디자인했다. 이번 디자인은 의의가 남다른 만큼 더욱 정성을 쏟았다. 우선 책과 컴퓨터로 의자에 ‘앉아’ 디자인하지 않았다. 발로 현장을 샅샅이 훑으며 시장 조사에 나섰다. “예전에는 디자인 의뢰가 들어오면 앉아서 그림부터 그렸죠. 요즘은 아닙니다. 시장 조사가 최우선이죠. 그러다 보니 ‘디자인 마케팅’이란 용어까지 나왔죠.” “‘시바스 리갈’ 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길쭉한 목을 가진 펑퍼짐한 병이 떠오르죠. 소주와 맥주는 어떠세요. 특정 브랜드에 특정 술병이 떠오르나요? 술병 모양에 따라 판매와 이미지가 많이 좌우되기 때문에 양주는 특히 술병이 중요합니다.” # 술꾼 500명상대 시장조사 고가(高價)의 양주는 음식점 또는 진열장에 보관해 두고 오랫동안 먹는다. 반면 소주와 맥주는 일단 뚜껑을 따면 그 자리에서 다 마셔버리는 특징이 있다. 이 둘의 차이가 디자인의 차이로 직결된다는 게 여 사장의 말이었다. “애주가들은 양주 술병을 오래 기억합니다. 마찬가지로 소주와 맥주의 경우는 TV광고가 머릿속에 오래 남아 있더군요.” 한달 동안 술집을 전전하면서 채집한 정보를 토대로 나온 결론이다. 따로 서울과 경기의 술꾼 500명을 상대로 벌인 시장조사에서도 비슷한 결론이 나왔다. 결국 양주는 유행을 타지 않는 병을, 소주와 맥주는 그때그때 인기 있는 포장으로 바꿔줘야 한다는 것이다. 5명의 직원과 함께 6개월 동안 매달려 2개 모델을 확정했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한 개 모델도 따로 예비로 준비했다. “기존 술병의 아류가 되지 않으려면 독창적인 모양이 나와야 합니다. 저는 기사 갑옷의 주름을 형상화한 모양과 사각형 모양의 술병을 강하게 추천했죠.” 랜슬럿은 한국에서는 ‘원탁의 기사’로 유명한 영국 아서왕 전설에 등장하는 인물. 첫째 원탁의 기사인 동시에 아서왕의 왕비와 로맨스를 벌이는 주인공의 이름이기에 양주 브랜드로는 성공적인 작명. 이런 이미지가 술병에도 담겨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때문에 갑옷의 주름처럼 생긴 제품과 기사의 넓은 어깨를 본뜬 사각형 병을 만들었다. 반응은 괜찮았다. 다만 디자인이 워낙 독창적이어서 기존 위스키병 생산라인을 통째로 바꿔야 했기에 두 제품 모두 설비투자가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단점이 발견됐다. 이럴 경우 대목 시장인 연말까지 랜슬럿을 내놓을 수 없는 것은 더 큰 문제였다. 결국 치열한 토론 끝에 대안으로 준비했던 무난한 디자인이 채택됐다. “물론 아쉬웠죠. 하지만 거기서 물러설 수 없었어요. 술병은 무난한 것으로 채택됐지만 상표만은 다른 양주에서는 볼 수 없는 스타일로 만들었죠.” 지금까지 ‘발렌타인’ ‘조니워커’ 등 외국산 스카치 위스키는 물론, ‘스카치블루’ 등 국산 브랜드의 술병은 대부분 원통형. 이런 양주병에는 천편일률적으로 4각 상표가 붙어 있다. 둥근 양주병에 4각은 시각적으로 강한 느낌을 주기 때문. 하지만 여 사장은 입체감 있는 둥근 라벨을 랜슬럿에 붙였다. 위스키 이름이 원탁의 기사인 만큼 원형은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제품이 나온 지 반년이 조금 넘었다. 랜슬럿 12, 17년산은 이미 뿌리를 내린 상태. 다만 21년, 30년산은 이제 조금씩 선물용으로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하이트는 랜슬럿 21년산, 30년산을 가지고 조만간 해외시장에 대한 공략을 시작할 방침이다. 이미 공항 면세점에는 진출한 상태다. 평가를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 여 사장은 “외국산 양주만 즐비한 애주가의 진열장에 랜슬럿이 당당히 자리를 차지할 날이 조만간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주당이라기보다는 술 분위기를 즐기는 편이라는 그는 한국의 독특한 음주 문화는 재고해 봐야한다는 말로 이야기를 끝냈다. “일본은 한국산 소주를 마실 때도 주점에 맡겨두고 오래 먹는 경우가 많아요. 그보다 고급인 위스키를 주로 폭탄주로 먹는 게 이상하지 않나요?”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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