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유학생의 일기(4) >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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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51회 작성일 2003-03-30 00:00
늦깎이 유학생의 일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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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무슨 상관이야" 영국의 인력시장이 변하고 있다고 한다. 변화의 핵심은 노동인구의 노령화 추세로 요약할 수 있다. 연금지급 연령을 늦춘 데서 촉발된 이러한 변화는 중년층에게 새로운 환경에의 적응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학교의 도서관에는 로렌 이라는 정보검색사가 있다. 로렌은 막내를 중학교에 입학시킬 무렵인 마흔 네 살의 적지않은 나이에 새롭게 정보검색이라는 분야의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자격증을 취득한 후 이 곳 도서관에서 2년째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헤드헌터회사 창업을 준비중인 동급생 제레미는 이러한 시장의 변화에 맞춰 중년층 이상의 직업 수요자를 겨냥하는 사업전략을 세우고 있다. 나는 주변의 이러한 모습들을 접하면서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상황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IT산업이 등장한 이후 이른바 패러다임 전이(Paradigm Shift)라는 명목 하에 사회에서 내몰리고 있는 우리의 구세대를 생각하게 된다. 나이 마흔 중반을 넘기면 직장에서 보따리 쌀 준비를 하고 오십 초반이면 이미 직업전선에서의 용도 폐기를 의미한다. 젊은 피의 수혈이라는 미명하에 행해지는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의 단방향성 집단주의의 결과물과 다름 아니다. 그러나 좀더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이러한 변화를 탓하고만 있을 수 없다. 설령 이러한 변화들이 과도적인 현상이라고 할지라도 이러한 시대적 변화가 우리 사십대 에게 전해 주는 메시지를 차분히 읽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 현명한 대응은 우리의 모습에 대한 철저한 성찰과 반성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과거 우리는 어떠했으며 현재는 어떠한가 한번 돌아 볼 일이다. 대리, 과장을 거치면서 차,부장으로 진급을 하면 대개 일과 실력보다는 관계와 윗사람에 대한 눈치보기에 더 전전긍긍하지 않았던가. 변화하는 시대에는 과감히 변해야 산다. 새로운 지식에 열려있어야 살고, 과거의 것은 과감히 잘라 버릴 때 산다. 이러한 결의가 우리 사십 대에서부터 자생적으로 뿜어져 나올 때 우리는 변화의 한 축을 넉넉히 담당하게 될 것이다. 나는 동시대를 사는 우리 같은 세대들에게 주제넘게도 세가지만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이제부터는 체력이 가장 중요한 실력이다. 2,3차를 전전하며 폭탄주를 돌리고 상가 집 고스톱의 문화가 일반화 되어 있는 나라는 세계 어디를 가도 없다. 숙취 때문에 업무시간 중 사우나 신세를 져야 하는 것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체력관리에 실패하면 아무리 좋은 경험과 실력을 갖춘 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정(情)을 중요시 하는 사회에서 산다지만 이젠 돌아볼 일이다. 둘째, 가부장적 유교문화에서 멀어지자. 일반적으로 조직의 혁신적 아이디어는 주니어 층에서 주로 나온다고 한다. 모르면 그들에게 한 수 배우면 되고 배우기도 버거우면 과감히 반영하면 된다. 실력 없는 상급자가 권위적이 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아닌가. 아래로부터 올라 오는 아이디어의 통로를 가로 막고 있지 말자. 차라리 그것은 조직과 사회에게 죄악이다. 셋째, 공부와 자기계발엔 시효가 없다. 뒷짐지고 나이 탓을 하며 뒤 돌아 앉아 있기엔 우린 아직 젊다. 직급이 올라 의사결정과정에 권한을 많이 가질수록 우리는 새로운 것들의 습득에 좀더 분발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과 우리의 산 경험이 적절히 어우러질 때 그 능력은 배가될 것이다. 이러한 열린 마음들이 사회에 선 순환 될 때 우리도, 사회도 더불어 발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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