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하셨습니까? 그렇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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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일어났습니다.
개전 초기 파죽지세로 나아가며 곧 끝날것 같던 이번 전쟁은 날씨와 여러 요인으로 인해
생각보다는 오래 걸릴 것 같은 쪽으로 바뀌었습니다.
내리던 유가가 다시 오르고 오르던 주식은 다시 폭락하고....
남의 나라 전쟁이라고 앉아서 TV화면속에 불꽃놀이 보듯... 구경만 하기도 어렵습니다.
사실 싸움구경, 불 구경이 구경중에는 으뜸이라지만... 말입니다.
우리 나라안에서도 지지와 반대의 두 갈래로 나뉘어 서로 열심입니다.
먹고 살자니 지지해야하고 원칙적으로 생각해보면 반대해야 하고...
실리와 명분 사이에서 파병이냐 아니냐를 놓고도 높으신 분들끼리도 말씀들이 많습니다.
이제... 바그다드 시가전이 시작된다면...
비록 미국과 영국이 우리의 목표는 이라크인들이 아닌 사담 후세인뿐이라고 했어도
엄청난 수의 많은 민간인들이 희생당할 것입니다.
바그다드의 저항선이 무너지면 생화학 무기가 사용될 것이고
시가전에선 민간인들이 방패노릇을 하게 될 것이라고도 합니다.
TV에서 보이는 이라크 사람들...
이 전쟁이 끝나고 나면 그들중 상당수는 이미 고인이 되었겠지요.
국민의 절반이상이 아동이라는데 그들이 무슨 죄가 있을까요?
오로지 이라크란 나라에 태어났다는 것이 고생만 하다가 비참하게 죽어갈 이유가 될까요?
미국말을 안 듣는, 미국에게 밉보인 독재자를 지도자로 가진 것이 죄겠지요.
남의 나라 일만도 아니지요.
당장 우리 나라의 북쪽에는 우리의 동포가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김정일과의 대화로 이북을 변화시키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도 역시 후세인처럼 말을 듣지 않습니다.
우리나라가 미국의 전쟁을 지지하고 파병을 검토하는 일...
물론 미국이라는 큰 나라에 물건도 팔아야 하고... 우리의 안전도 담보 받아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누리는 이만큼의 행복이나마 지켜갈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런 우리나라가 이라크와 비슷한 처지의 이북에 대해서만큼은
절대 전쟁은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여야 합니다.
어찌보면 다른 나라가 보기에는 참으로 모순된 일이겠습니다.
혹자는 맬더스의 인구론까지를 들먹이며 전쟁은 필요악이라고 합니다.
전쟁으로 필요해지는 무기 개발로 인해 새롭게 우리에게 선보인 기술과 과학도 물론 있습니다.
원자력의 발견이라든가 초음속 항공기의 개발에서 다목적으로 쓰이는 지프차와 헬리콥터...
이번 전쟁에도 갖가지 신무기가 등장합니다.
그러나 인류 역사상 어느 한번이라도 떳떳하고 명예로운 전쟁이 있었을까요?
폭탄들의 원조랄 수 있는 다이나마이트의 발명자 노벨은 그가 만든 다이나마이트로 인해
많은 이들이 죽고 죽어가고 죽어갈 것을 가슴아파하여 인류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노벨상을 만들어 평화상이란 부문을 넣었다고 합니다.
생각을 해봅니다.
만약 모든 전쟁이 전쟁을 결정하는 지도자의 최전방 참전을 필수조건으로 한다면...
즉, 부시대통령이나 블레어 총리 그리고 후세인이 최전방에서 총을 잡고 싸워야 한다면...
그들의 가장 가까운 가족, 아내와 자녀들, 부모님등이 반드시 참전해야 한다면...
그래도 그렇게 쉽게 전쟁을 결정할 수 있었을까요?
항상 전쟁을 결정한 이들은 전쟁이 일어나면 가장 안전한 곳에 있더군요.
알렉산더나 징기스칸... 사자왕 리차드... 나폴레옹까지도
엣 사람들은 전쟁이 일어나면 지도자가 전선에서 지휘하며 싸웠습니다.
언제부터인지 전쟁을 결정한 지도자들은 가장 안전하게 보호되고
끌려나온 군인들이 싸우고 힘없는 민간인들이 희생되는 이런 전쟁들...
첨단시대를 산다는 우리가 오히려 옛 사람들보다도 못한 것 같이 느껴집니다.
지도자라는 사람들에게... 말합시다.
"결정하셨습니까? 그렇다면 당신과 당신 가족이 먼저 총을 들고 맨앞에서 싸워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