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달중(55회·서울대 교수) 교우, 중앙일보 2003.3.19.(수) >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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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50회 작성일 2003-03-19 00:00
장달중(55회·서울대 교수) 교우, 중앙일보 2003.3.19.(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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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blue> [중앙 시평] 더 이상 '역설적 행운'은 없다</font> <img src="http://www.joins.com/component/photo_mmdata/200212/pho_2002123016123510001010-001.JPG" align=right> "한·미동맹 강조한 노무현 외교 학습효과인가 현실적 후퇴인가" 노무현 대통령의 외교 학습 효과인가, 아니면 힘에 밀린 현실적 후퇴인가? 지금까지 "할말은 하겠다"며 '당당한 외교'를 표방해온 盧대통령이 갑작스럽게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배경을 두고 제기되고 있는 의문들이다. 盧대통령은 지난 13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한.미동맹 정신'을 중시하며 "한.미 간에는 정책에 이견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작금의 한.미 간 불협화음을 감안하면 盧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뜻밖의 상황 반전(反轉)이다. *** 경제위기 와중에서 뜻밖 反轉 어떻게 보면 이러한 반전 현상은 문민정부이래 되풀이돼 온 우리 외교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우방과의 공조보다 민족의 유대"를 역설하던 김영삼 대통령이나, 민족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햇볕정책을 추진하던 김대중 대통령 모두 한.미동맹의 뛰어 넘을 수 없는 벽 앞에서 그 뜻을 누그러뜨리지 않을 수 없었다. 동맹의 공조보다 민족의 유대를 강조하다 물러난 한 전직 장관의 다음과 같은 독백은 너무나 리얼하다. "미국의 힘이 그렇게 무서운 줄은 미처 몰랐다"고. 미국에서 공부한 그가 미국의 힘을 학습하게 된 것은 장관 취임 후 반년이 지나서였다. 이에 비하면 한 달도 안 되는 사이에 그것을 학습한 盧대통령의 발빠른 대응은 우리의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한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입장 반전이 안보와 경제 위기의 와중에서 나온 점을 감안해 보면, 미국의 힘에 밀린 당당한 노무현 외교의 후퇴에 다름 아니라는 실망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학습이든 후퇴든 간에 중요한 것은 앞으로 어떻게 불신의 벽을 넘어 당당한 동맹외교의 상부구조를 재정립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盧대통령은 "미리 상의하고 긴밀히 협의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동맹의 정책이 항상 강한 국가의 입김에 의해 지배되는 현실에서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마키아벨리의 지적처럼 "동맹의 파트너십"은 항상 약자의 강자에의 종속을 의미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 약자인 우리가 그와 같은 종속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경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즉 미국의 정책이 우리의 이익과 합치할 때는 가능한 것이다. 냉전 시기에는 한.미 간에 그와 같은 이익과 정책의 수렴이 이뤄져 왔다. 하지만 지금 북한을 '악'으로 보는 미국과 '화합과 협력의 대상'으로 보는 우리 정부 사이에서 그러한 수렴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냉전 시기에는 우리 대통령이 아무리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더라도 미국의 보호에 의존할 수 있는 '역설적 행운'이 있었다. 미국은 우리 대통령이 누구든 그를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을 위해 그를 보호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위기에 대한 미국의 경제지원도 미국의 안보이익을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역설적 행운에 다름 아니었다. 그러나 더 이상 우리에게 그러한 역설적 행운은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의 반 테러전에 참여하느냐 않느냐에 따라 우리는 보호될 수도 있고 배척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 테러전의 범주 속에서 다루고 있는 북핵 문제를 두고 미국의 심기를 건드릴 경우 우리는 더 이상 냉전 시기의 역설적 행운을 보장받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거인 걸리버의 다리를 잡아끄는 거추장스러운 소인 릴리푸샨으로 취급받기 쉽상이다. 오늘의 안보 불안과 경제위기도 걸리버의 심기를 건드린 릴리푸샨에 대한 보복(?)에서 파생된 것인지도 모른다. *** 反테러전으로 푸는 北核문제 이제 우리는 북한뿐만 아니라 초강대국 미국과 어떻게 '함께'할 것인가를 심각히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에 와 있다. 더욱 동맹체제를 공고히 하든가, 아니면 후퇴하든가 양자 간의 선택이 있을 뿐이다. 지금처럼 동맹이 우왕좌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더 이상 역설적 행운을 기대하기 어려운 오늘의 현실 속에서 당당한 외교를 통해 동맹을 유지하기란 말처럼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분명한 입장 개진을 통해 서로 대립하는 이해를 조정해 나가며 보다 나은 정책을 모색하는 것이 동맹외교의 본질이 아닐까. 張達重(서울대 교수.정치학) 2003.03.18 19:04 입력 / 2003.03.19 06:5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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