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24시] 대통령의 콤플렉스, 매경 2003.3.12.(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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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blue>[기자 24시] 대통령의 콤플렉스</font>
"평검사들과의 설전을 보면서 대통령이 일종의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우월감과 열등감이 혼재된 콤플렉스를 갖고 있지만 말입니다 ."
지난 9일 사상 초유로 벌어진 대통령과 평검사들의 `라이브 토론`을 놓고 모 심리학자가 꺼낸 촌평이다.
대한민국 `지존`의 자리에 오른 대통령이 일반 검사들을 상대로 "나를 잔재주 쓰는 인품의 사람으로 비하하려는 느낌이 든다" "모욕감을 느낀다" "이쯤 되면 막하자는 것이냐`라고 말한 것은 상대방의 무례하고도 도발적인 태도에 대한 `인간적 반응`이라 할 수 있지만 그 내면에 있는 어떤 `특성`이 읽혀진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이 학자는 어린시절 찢어지게 가난했던 점, 뛰어난 두뇌를 가지고도 대학에 진학할 수 없었던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사법고시에 합격했던 점, 그렇지만 여전히 현실세계에선 비주류에 속할 수밖에 없었던 점, 그리고 마침내 온갖 풍상을 뚫고 불가능하게 생각했던 대통령이라는 꿈을 이룬 점, 그렇지만 아직도 소수정권으로서 수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대통령이 모종의 콤플렉스를 갖게 된 것 같다고 해석했다.
대통령이 자주 눈물을 보이는 것도 억울하고 억압된 세월을 보냈던 ` 박탈감`에 대한 `감상적 일체` 때문일 수 있다고 이 학자는 풀이했다. 그렇다면 콤플렉스는 과연 문제인가.
정신분석학을 전공한 도규영 Y&D 성모의원 원장은 "콤플렉스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면 성취욕구, 도전의식, 자기향상 등으로 나타나지만 부정적으로 작용할 경우 분노와 충동, 흥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미국의 대정치학자인 해롤드 라스웰도 "성공한 정치인일수록 큰 박탈감을 가졌다"며 "문제는 그 박탈감이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라스웰과 노무현 대통령이 가장 훌륭한 대통령으로 손꼽은 링컨이 ` 비주류 박탈감`에 젖어 있었다는 점은 흥미롭기까지 하다.
대통령을 성공으로 이끄는 것이 국익이라고 한다면 대통령의 특성이 좋은 쪽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대통령 자신, 그리고 국민들이 힘써야 하리란 생각이다.
<정치부 김상협 기자 imgm@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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