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고교선택제' 일반계고 벌써부터 '홍보전' - 중앙고 포함
본문
2010년 ‘고교선택제’ 일반계고 벌써부터 ‘홍보전’ | |||
서울 영훈고등학교가 3일 서울 시내 일반계 고교 가운데 최초로 학교 설명회를 연다. 서울시교육청이 2010학년도부터 실시하기로 한 ‘후기 일반계 고교 선택권 확대 방안(고교선택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영훈고는 수준별 이동 수업, 해외 체험 등 교육과정 소개는 물론 학교 홍보 동영상도 준비했다. 학교 설명회에는 탤런트 송승헌, 개그맨 김한국씨 등 동문 연예인들이 참석하고, 경품 추첨을 통해 동창회에서 마련한 MP3 등을 참석자들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김연기 교무부장은 2일 “학교 이미지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2개월 전부터 교사들이 생각을 모아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고교선택제 시행을 앞두고 일선 고교의 ‘홍보 전쟁’이 시작됐다. 고교선택제란 거주지 인근 고교로 배정을 받는 현행과는 달리 거주 지역과 학군에 관계없이 희망 학교에 먼저 지원을 해 추첨을 통해 학교를 배정받을 수 있게 한 제도. 현재 중학교 1학년생이 고교에 입학하는 2010학년도부터 도입될 예정이다. 고교선택제가 시행되면 학생들이 어느 학교로 몰리는지에 따라 인기·비인기 학교가 한눈에 구별된다. 자연스럽게 학교 및 교원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는 것이다. 시교육청은 학생들이 기피해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인문계 사립 고교는 실업계 등 비인문계로 전환하고, 공립 고교의 경우 교사들을 인사조치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의 한 장학사는 “교육청에서 배정해주는 대로 학생을 받았던 고교들로서는 앞으로 긴장을 좀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훈고 인근에 자리잡은 재현고는 학교 홍보 자료와 학교 로고가 박힌 캘린더를 제작해 이달 중 주변 중학교에 배포하기로 했다. 이 학교 김세연 교사는 “강북·도봉 노원구의 경우 학교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신경을 안 쓸 수 없다”고 말했다. 창문여고(강북구 미아동)나 정의여고(도봉구 쌍문동)는 이미 홍보 자료를 제작한 상태다. 학교 시설 확충에도 힘쓰고 있다. 재현고는 면학 분위기 조성을 위해 사설 독서실 수준으로 교내에 면학실을 새로 만들었다. 중앙고(종로구 계동)는 인문학 박물관, 인조잔디 축구장 공사가 막바지다.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시도하려는 노력도 엿보인다. 인창고(서대문구 충정로)는 국제화 프로그램에 역점을 두고 있다. 올 여름방학에는 학생들이 일본에서 홈스테이 활동을 했고, 겨울방학에는 말레이시아로 연수 등을 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 중앙고의 경우는 고려대 국제어학원에 위탁해 일부 학생들을 토요일 방과 후나 방학을 통해 집중 교육하고 있다. 대진여고(노원구 중계동)는 인근 중3 학생들을 대상으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이용, 영어·수학·논술 수업을 11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각 학교가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대학 진학률이다. 교육 프로그램과 시설이 아무리 좋아도 진학률이 저조하면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외면을 받기 때문이다. 재현고는 수능시험이 끝나자마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 차원의 자율학습 및 논술지도를 시작했다. 강남 지역의 한 고교 교사도 “열심히 지도해서 진학률을 올리는 것이 최선의 학교 홍보라는 이야기를 교사들 사이에서 많이 한다”며 “학생 중 희망자에 한해 자율학습을 늦게까지 하는 방법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윤주·박수정·정환보기자 runyj@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