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아! 6번은 간다. >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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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764회 작성일 2003-01-28 00:00
3번아! 6번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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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팔고 논밭 팔아가며 아들의 뒷바라지를 했다. 그 덕에 아들은 공부를 무사히 마치고 취직을 하고 결혼도 했다. 아들이 성공하면 부모를 용상에라도 올려줄 듯, 유난스런 한국적 모성애를 쏟아 붓느라 자기 인생을 탕진한 어머니는 병들어 죽고, 홀로 남은 아버지는 아들집으로 올라왔다. 시골에서 쓸쓸히 혼자 사는 것 보다 손자의 재롱을 보며 사는 것이 나을 듯해서 고향이웃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왔는데, 며느리는 고사하고 아들까지 "그저 며칠 계시다가 가시겠지"하는 눈치였다. 노인이 아파트 생활이 답답하여 외출을 해도 "어디 가시느냐", 때를 놓치고 들어와도 "식사했느냐" 물어보는 법도 없다. 한 열흘쯤 아들집에서 지내는 동안 아들집의 역학구조를 정확하게 간파할 수 있었다. 손주는 1번 며느리는 2번 아들은 3번 강아지는 4번 파출부는 5번 군식구같은 자기는 6번이 아닌가. 견디다 못한 노인은 보따리를 쌌다. 그러나 손주도 며느리도 파출부도 "왜 그러느냐"고 묻지 않았다. 노인은 시골로 내려가면서 "그래도 내 자식인데, 자식에겐 알려야지" 하고 아들 직장으로 전화를 걸어, "얘 3번아, 6번은 그만 내려 간다" 라고 알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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