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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었습니다.
수학능력시험을 아주 훌륭히 치른(!) 반 아이들을 격려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 배우자를 대신하여
초등학교 3학년, 1학년 두 딸과 홍대입구 역으로 나들이를 갔습니다.
언제나 글을 올렸듯이 그날도 전철이었습니다.
7호선 용마산역에서 한참을 달려간 곳....
홍대입구 역 4번 출구 우회전, 종로빈대떡 끼고 좌회전해서....
들어선 그 곳에서 먼저 눈에 띄는 이들은 十竹郞 후배들이었습니다.
십죽랑 78회 유동훈 군이 한달여 전에 이곳에 가게를 냈고,
오늘은 76회 이하 후배들이 함께 술을 하는 자리였습니다.
반가워서 문을 들어서는 순간...
'어. 성기형....'하며 다가서는 얼굴....
처음에는 의아해 했습니다.
'아....누구더라.'....78회 민철이였습니다.
아시아-태평양 계우 모임에서 몇번 얼굴을 하고, 야구장에서 종종 응원가를 외치던....
'어. 웬일이냐....'
'아. 형. 우리 1학년 8반(10반인가) 모임이예요....'
그리고는 자리에 서로들 앉아서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물론, 두 딸은 영문을 모르는 체....
'아. 오늘도 아빠는 고등학교 친구들과 술을 푸는구나...그러면 어때...일단 차돌백이와 갈비살은 맛있는데.....'
그렇게 한참을 먹고 마셨습니다.
다음날 3학년인 딸은 무슨 학교에서 학력평가인가 있었는데....
이놈의 선생 아빠는 이야기 꽃에 갈 생각을 안했습니다.
술을 마시면서,
머리빠진 78회 후배. 이번에 아들 낳은 후배도 왔고,
대전에서 동기도 왔고,
성남.동탄에서 77회도 왔습니다.
아직 결혼하지 못한 77회 후배도 왔습니다.
그렇게 술을 먹으면서 본 건너편 78회 동문들도 세월을 간직한 채 한잔 술들을 머금고 있었습니다.
15~8 자리들이 계속차는 가게에서 무엇보다 기뻤던 것은
후배의 가게가 참 잘 된다는 것....
20여년전 고등학교 후배들이 하늘같은 선배라며 맘먹지도 못했었는데....
졸업식 날
'내가 니 아빠. 몽둥이로 크게 패서 쫙 뻗게 했다!'라고 말하는 후배와
'형. 형하고 꼭 같은데...설마 고무신을 신고 다니지는 않겠지요!'라고 놀리는 후배와.
'형. 자주 얼굴 좀 보자....12월 8일은 우리집에서 망년회 하니까. 꼭 와!'라고 말하는 후배와....
그렇게 아스라한 기억들이
그 날의 고깃집 연기보다 더 상큼하고 애틋한 기억으로 남는 밤이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홍대 근처에서 화실하는 동기녀석과 통화도 하구...
적어도...
우리의 中央은 그렇습니다.
언제, 어디에서 보아도 한켵에 오롯히 남아있는
거기 솟은 우리 집이 있기에.....
오늘도 가벼야운 미소를 지어봅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