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Q 높을수록 회사일도 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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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매일경제"에 실린 칼럼 입니다.
공감가는 내용인지라 혹시 못 읽으신 분들 한 번 읽어보시라고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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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 서재경의 경영칼럼 / IQ 높을수록회사일도 잘할까
2002년11월06일 14:24
1921년 스탠퍼드대학의 심리학자 루이스 터먼은 인간의 성공에 지능 이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연구는 천재적 지능을 가진 1470명의 아이들의 일생을 추적하는 장구한 작업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아이들의 수명이 터먼 박사보다 길었기 때문에 그의 은퇴 후에는 로버트 시어스 박사 형제가 연구를 이어받았습니다. 반세기에 걸친 추적 끝에 연구팀은 이런 결과를 밝혔습니다.
"성공과 실패를 구분짓는 주된 요소는 지능이 아니라 의지력, 인내심 , 조심성 그리고 성공에의 욕구였다.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의 재능에 따라 진로를 선택했고 그 일에 노력을 집중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나 가급적 우수한 직원을 확보하려는 보스에게 항 상 고민되는 의문은 과연 지능을 어떻게 해석할 것이냐 입니다. 지능은 아이큐 검사를 통해 점수화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객관적 신 뢰성을 인정받습니다.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는 아이큐가 높으면 곧 머리가 총명하다는 믿음 이 퍼져 있으며 머리가 총명하면 그만큼 쉽게 성공하리라는 기대가 큽니다. 그러나 터먼의 실험 결과 아이큐는 성공의 필요조건도 충분조건도 아 님이 밝혀진 셈입니다.
일반적으로 아이큐 검사는 언어능력, 수리능력, 추리력, 공간지각능 력 네 가지를 측정하지만 출제된 문제가 언어와 수리능력 측정에 비 중을 많이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암기력과 기억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대체로 아이큐가 높게 나 온다고 합니다. 그러나 창의력과 같은 능력은 아이큐로는 판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체로 아이큐 높은 학생이 학습내용을 잘 기억하며, 그런 학생이 시 험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게 됩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입시제도 아래서는 시험성적 좋은 학생이 좋은 대학에 가고 그들 중에서 사법고시와 행정고시에 합격하는 학생이 많 아집니다.
이렇게 선발된 아이큐 높은 사람들이 국가 공직의 근간을 이루는 고 급 공무원 집단이 되고 이들의 아이디어와 서비스에 의해 나라살림이 이루어집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고시출신들은 일정기간 법조계와 행정부를 거쳐 국회에 진출하는 추세이며 실제로 이번 대선후보로 거론된 인물 대부 분이 고시 출신입니다.
아이큐가 높은 탓에 후보들의 언어능력과 기억력은 뛰어나 보입니다.
이인제 의원과 노무현 의원이 대중의 주목을 끌게 된 것은 바로 5공 청문회 때의 일인데 당시 조리있는 언어 구사력과 추리력 덕분에 많 은 사람이 그들을 똑똑하다고 믿게 되었던 것이지요. 말을 조리있게 잘하기로는 이회창 후보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아이큐 높은 사람이 반드시 창의력이 크지는 않다는 데 있습니다.
국가 장래를 설계하고 미래 청사진을 그리려면 창의력이 필수불가결 한데 아이큐가 이것까지를 해결해 주지는 않기 때문이지요.
만약 어떤 기업이 일류학교 출신으로 임원진을 구성하고 간부와 사원 들마저도 일류학교 출신을 선호하게 된다면 사무처리 능력은 매우 강 할 것입니다. 그러나 참신한 아이디어나 파격적 발명품은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입 니다.
<서재경 SPR경영연구소 대표ㆍ한국외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