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전 현대임원 일부 이익치씨 주장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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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전 현대임원 일부 이익치씨 주장 반박
=미국에 거주하는 전직 현대임원 가운데 일부가 현대전자 주가 조작사건에 정몽준 의원이 관여했다는 이익치 전(前) 현대증권 회장의 주장을 “모략”이라고 반박했다.
김영덕 전 현대종합상사 미국 현지법인 사장 등 전직 임원 5명은 31일 미국 뉴저지주의 식당에서 뉴욕 특파원들과 만나 “이익치 전 회장의 평소 언행과 당시 정황으로 미뤄볼 때 그의 주장은 억측이 분명하며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올해초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1주기 행사 때 정 의원이 주변사람에게 ‘이영기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이익치 농간에 속아 회사에 엄청난 손해를 끼치고 물러났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김 전 사장 등은 “당시는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이 일단락됐을 때이고 이 전회장의 폭로가 있기 훨씬 전이어서 정 의원이 어떤 복선을 깔고 이런 발언을 했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정 의원이 당시 (주가조작을 위한) 회사자금의 유출을 전혀 몰랐다는 사실과 이 전 회장의 ‘농간’에 얼마나 분노했는 지를 이 언급을 통해 알 수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이 전 회장에 대해 “정 명예회장의 비서 출신으로 업무보다는 로비에 주력해 출세한 인물”이라고 평가하고 “현대에서 입지를 상실하게 되자 정치권에서 한자리를 해보기 위해 이런일을 꾸몄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김 전 사장 등은 “이 전 회장의 폭로에는 한나라당이 배후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언론보도 등을 통해 그렇게 짐작하고 있다”고 밝혔을 뿐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전직 현대 임원은 김 전 사장 이외에 안충승 전 현대중공업 부사장, 김진홍 전 현대정공 차량부품사업본부장, 김철우 전 현대건설 전무, 조형도 전 현대건설 이사 등이다. 이들 중 김 전 사장과 안 전 부사장은 정 의원의 미주후원회에 가입해 있다고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