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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로 내달린 중국대륙 (1): 준비
종종 하게 되는 여행을 통해 느끼게 되는 일이지만 어찌 보면 여행을 한다는 것은 아무리 편한 여행이라도 집에 돌아올 때는 집 떠나면 고생이란 생각이 든 적이 많아서 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집은 그야말로 스위트 홈이었다. 그러나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여행에 대한 기대감과 여행을 통해서 얻게 될 유무형의 충족감 때문인지 흥분도 되고 해서 인체에 좋다는 엔도르핀이 많이 생긴다고 하니 떠나기 전까지의 이런저런 준비과정은 나에게는 귀찮지가 않고 즐겁기만 하다.
이번 여행을 위해서 구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두 달 전에 구입한 중국산 웨곤형 차는 그 생긴 모습에서 보아도 여행하기에는 참 적합한 것 같다. 승용차를 탔을 때와 같은 승차감에 뒤쪽에는 충분한 공간이 있어 짐도 싣기가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짐을 실어 놓은 상태가 창문으로 보이기 때문에 보안성은 약간 떨어져서 중요한 물품은 차에 두지 말고 휴대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지금 현재 2,500킬로 정도를 달려 보았는데 아무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선입견일진 모르겠지만 아직 중국산 자동차 제조회사에 대해 약간의 불신감이 있기 때문에 새 차기에 별문제가 없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장거리 여행에 투입을 하게 되는 셈이라 이 중국산 차의 에프터서비스 센터에 가서 하얼빈에서부터 해남도까지 장거리 여행을 바로 이 차로 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차의 점검을 부탁하니 에프터서비스를 담당하는 직원은 친절하게 자신도 이런 여행을 해 보게 되면 좋겠다면서 장도를 축하해 주며 좀 더 세심하게 차량을 점검해 준다.
또, 비교적 상세한 지도책과 여행지침서를 사 놓았지만 GPS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네비게이션은 가 보지 않은 도시를 갈 때는 물론 목적지에 도착하여 초행길의 도시 내에서 사용하게 되면 많은 도움을 받게 될 것 같아 다소 재정적으로 무리가 되어도 사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한국에 계시는 관산회의 56회 박명수 선배님께서 이 소식을 들으시고 네비게이션을 구입하라 하시면서 성금을 보내주시니 이번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네비게이션은 선배님 덕분에 장만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인터넷에 찾아 보니 20여 개도 넘는 회사가 네비게이션을 만들어 내고 있는 이곳 중국에서 어느 것을 구입하는 것이 좋은지를 몰라 전자상가에 가서 한참을 물어보고 사게 되었는데, 가격 또한 만만치가 않아서 고민을 하였다. 그런데 선배님 덕분에 다른 준비물도 준비물이지만 네비게이션은 약간 비싼 듯한 것을 장만하게 된다. 중국인들이 GSP 또는 导航器(도항기 dao hang qi)라고 부르는 네비게이션은 가장 싼 것은 860위안에서부터 비싼 것이 7,000위안에 이르는 것도 있어 어떤 것을 사야 하는지 쉽게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인터넷에 있는 제품비교 사이트에 들어가 살펴보기도 했지만 인터넷 상에서 제공되는 정보만 가지고는 잘 알 수가 없어 여유가 많아 이것저것 재 보지 않고 가격이 비싼 것을 산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적당한 가격에 제대로 된 지도가 갖춰져 있어 운행 중에 효용이 있도록 소프트웨어가 좋아야 할 것 같고 하드웨어의 기능도 얼추 괜찮은 것을 구하려고 하얼빈에 있는 전자상가를 가서 상표마다 좋다면서 선전에 열을 올리는 외판원의 설명을 들으며 형편에 맞는 적당한 것을 골라 보았다.
그런데 가격은 중간 정도이나 디자인도 비교적 다른 것에 비해 예쁘고 지도 등의 소프트웨어도 다른 회사의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해서 구입하여 자동차에 장착하여 테스트를 해 보니 지난여름 한국을 방문해서 아들의 소나타 차에 장착된 한국제 네비게이션을 사용해 본 나는 외판원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괜찮은 것으로 보였으나 실제 사용해 보니 지도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부정확한 정보가 전달되기 일 수여서 살 때 일주일 이내에 사용에 부적합하면 물러준다는 조건을 붙이고 일단 구입했던 것이기에 이보다는 좀 더 나은 것으로 가격이 더 비싸더라도 지도의 정보가 더욱 정확하고 제공해 줄 때의 정보가 더 좋은 것을 사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에 먼저 구입한 값에 돈을 더 얹어주고 제품을 바꾸어 장만을 하고 역시 어제 하루 테스트를 해 보게 되었다. 아직도 이 정도의 성능이면 될까 하는 의구심이 안 드는 것은 아니지만 먼저 것보다는 월등하게 좋은 것 같아 이번 여행에 사용해 보기로 했다.
한국에서도 그리하였지만 노트북이 나온 이래로 늘 노트북을 휴대하고 여행을 하여 왔다. 전자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대용량의 더 편리한 노트북을 이제는 초창기의 가격에 비해 엄청나게 싼 값을 주고 구입을 할 수가 있게 되었다. 지난 번 나의 생일 때 한국에서 큰아들이 아버지의 생일선물이라면서 사 준 델 노트북은 그렇게 비싸지 않은 가격에 사용하기가 좋은 것 같다. 하지만, 아직 휴대용 전자기기는 축전지가 문제라서 늘 신경이 쓰이게 된다. 비행기 안에서도 전원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된 비행기 안에서야 잘 사용하게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고작 2시간 정도 밖에 사용이 안 되기 때문에 전원의 확보는 여행 시에 중요하다고 아니할 수가 없다.
그래서 자동차로 여행을 하게 되니 자동차에 전원을 공급해 주는 12V 충전식 축전지를 이용하여 다른 전자기기의 축전지를 충전시킬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 알아보니 자동차 시가렛 플러그에 연결하여 직류를 교류로 바꾸어 주는 것이 있어서 그것도 장만을 하였고, 시가렛 플러그가 하나이기에 문제가 되어 이것을 두 개로 나누어 사용하게 해 주는 스플리터도 장만을 해 두었다.
또, 노트북에 장착을 하면 훌륭하게 무선인터넷을 중국 전역 어디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 중국이동통신에서 판매하고 있는 GPRS USB 모뎀도 구입을 하였고, 종량제를 적용하는 무선인터넷 사용료도 지불을 하였으니 현재까지 중국에서 소개된 소위 IT 분야 통신기술의 첨단장비는 이제 다 장만을 하고 떠나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려 되는 것은 무선인터넷의 속도인데 이동통신 영업사원의 말로는 128KB 정도의 속도는 이동중에도 낼 수 있다고 해서 이 말을 믿고 모뎀도 사고 사용료도 1년치를 지불한 것이다.
이렇게 이런저런 것을 장만하다 보니 저절로 옛날 이런 것들이 없었을 때에 자동차를 가지고 여행하면서 늘 부족했던 것 같은 감을 느끼던 마음이 이제는 새롭다면 새로운 발명품 덕택에 자동차 여행도 더 편리하게 할 수가 있게 되어 좋은 세상에서 살게 된 것에 행복감도 느끼게 된다. 역시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란 말과 같이 인간이 살아가는 한 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게 할 수 있는 것은 계속 발명되게 되지 않겠는가. 그러니 불과 몇십 년 사이에 나의 부모님들의 세대에서는 상상치도 못했던 발명품이 지금 우리의 생활을 풍족하게 해 주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다 들게 되었다.
특히 이번 여행은 직접 자동차를 몰고 가게 되니 나중에 다녀온 길을 잘 계산해 봐야 하겠지만 직선거리로도 4,500킬로가 된다고 하는 거리를 관광은 전혀 하지 않고 먹고 자고 가는데만 5일이 걸렸다고 하는데 나는 자동차를 가지고 떠나게 되니 가는 길에 있는 도시는 다 들려 보고 싶다는 욕심이 앞서게 되어 우리에게는 방문하면 좋을 도시가 너무나 많아 일정을 만들기가 보통 힘이 든 것이 아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몇 가지 우선순위를 정해 놓고 그 우선순위에 따라 방문할 도시를 결정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첫째 우선하여 유구한 역사가 남아 있게 되어 중국 관광하면 이들 도시가 떠오르게 되는 7대 고도는 하얼빈과 해남도를 축으로 하여 무리하지 않고 가 볼 수 있는 거리에 있다면 이 도시는 가 보기로 한다.
둘째, 나와 아내가 이미 가 본 도시들은 이번 여행에서 꼭 가 봐야 할 사정이 아닌 한 제외해 보기로 한다.
셋째, 이번 자동차 여행은 내려가는 길에 너무 무리한 약속과 방문을 하지 않고 올라올 때 같은 길을 역으로 가게 되는 도려 변에 있는 도시가 있게 되는데 그런 도시들은 올라 올 때에 들려 보기로 한다.
위의 세 원칙을 적용해 보니 많은 도시를 제외할 수가 있게 된다. 즉, 북경과 상해는 중국에서 가장 큰 도시라서 여러 번 방문했기 때문에 만나 볼 사람이 제일 많겠지만 아직 만나 볼 사람들이 확정된 것도 아니고 해서 이 두 도시는 제외해 보려 한다. 또, 장춘, 심양과 같은 도시는 내려갈 때의 도로와 하얼빈으로 귀환할 때 사용해야 하는 도로가 같아서 올라올 때에 들려서 만나 볼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이 들 도시는 되도록이면 머물지 않고 지나쳐 가기로 한다.
그러고 보니 처음의 기착지는 북경 부근에 있는 도시로 중국 황제의 여름별장이었다고 하는 承德(승덕)으로 하는 것이 어떤가 한다. 하얼빈에서 약 1,300킬로가 되는 거리에 있는 승덕을 첫날 운전하여 달려 버린다면 시간을 많이 벌게 되기 때문에 아내와 아들과 상의하여 그리 결정을 했다.
承德(승덕)에서 일박을 하며 이곳저곳을 돌아보고 도보로 이곳 까지 여행을 하였을 열하일기의 박지원도 생각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그 다음 승덕을 출발하여 7대 고도 중 북경을 제외한 안양, 낙양, 개봉, 시안, 남경, 항주는 바로 이번 여행에서 방문하게 될 도시로 삼아 본다.
여기에 더하여 중국에 있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이라고 하는 운강석굴, 용문석굴 중 하나를 선택해 가 보려고 하고, 평요 고성과 황하 호구폭포를 가 볼 수 있도록 해 보려니 다동이나 태원이란 도시는 꼭 들려야 하는 것 같다. (2007. 11. 9. 하얼빈에서 씀)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