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61회) 교우, 매경 월드컵 특집(2002.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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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find.mk.co.kr/cgi-bin/read.cgi?정몽준;2002;161846;"> 매일경제 2002.6.20.(목) 월드컵 특집 - '숨은 공신' 정몽준회장 </a>
아래는 그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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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전사들이 16강을 넘어 '8강 신화'를 만들면서 온 국민이 월드컵 축제에 푹 빠져들고 있다.
8강은 입에 단내가 나도록 그라운드에서 투혼을 발휘한 선수들, 과감 한 승부수를 던진 지장 히딩크 감독, 혼신을 다해 '대~한민국'을 외친 국민 모두가 이뤄낸 쾌거라 할 수 있다.
동점골과 역전골을 넣은 설기현, 안정환 선수는 빼놓을 수 없는 수훈갑이다.
그러나 그라운드 밖의 숨은 공신들 또한 적지 않다.
특히 그 중 월드컵을 유치하고 히딩크라는 명장을 영입해 초창기 온갖 음해와 질타가 난무한 가운데서도 끝까지 그를 믿고 도와준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공신 중의 공신이다.
"축구를 좋아합니까?. 어릴 땐 매일 동네에서 공을 찼지요."라는 말로 첫인사를 건네곤 하는 정 회장은 전국이 축구열기에 휩싸이면서 이제 '축구대통령'으로까지 불릴 정도다.
기업인이자 정치인이어서 그의 행보가 어떤 궤적을 그릴 지 모르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하지만 축구인으로서만 보면 정 회장의 경영관은 히딩크의 그것과 너무 닮았다.
바로 뚝심과 공격경영. 대부분 시간을 축구에 할애하는 집념, 방향이 정해지면 무제한 지원하는 공격 경영, 마음 먹으면 반드시 실현하는 뚝심…. 여기에 불모지에서 '2002 한ㆍ일 월드컵 유치'를 이뤄낸 창조적인 사고와 투혼도 빛을 발한다.
지난 96년 5월 31일 FIFA 집행위원회가 한ㆍ일 월드컵 공동개최를 발표하기 전까지 정 회장이 벌인 대장정은 150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구를 38바퀴 도는 거리이다.
그렇다면 93년 대한축구협회장에 취임한 이후 8강 신화를 이루기까지 9년 동안 정 회장의 손익계산서는 어떻게 될까. 구체적인 재무제표를 만들기란 불가능하고 당기순이익은 아직도 진행 형인 상황이지만 적어도 그가 부도 직전의 벤처기업인 한국축구에 투자해 9년 만에 대박을 터트렸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정 회장이 93년 대한축구협회 회장에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 협회에 투입한 금액은 250억원 정도. 축구협회 예산은 초기에 40억~50억원이었다가 최근엔 150억~200억원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나이키 코카콜라 현대자동차 등 11개 스폰서 후원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TV중계료, 경기장 보드 광고료, 입장수입이 있으며 마지막으로 정 회장 출연금이 포함된다.
정 회장은 한 해 평균 30억원 가까이 출연금으로 내놨다.
여기에 월드컵대회 유치, 각종 A매치(국가 대표팀간 경기) 주선, 히딩크 감독 영입, 선수 포상금 지급, 파주 트레이닝센터 건립 추진 등 에 개인적으로 투입한 금액까지 합하면 모두 500억원은 될 것으로 축구협회측은 추산한다.
물론 현대중공업 대주주였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면 8강에 올라 정 회장 개인이 얻는 이익은 얼마나 될까. 지금으로선 추정이 어렵다.
다만 진행중인 월드컵에서 한국팀의 향후 성적 여부에 따라 올 수 있는 미실현이익은 엄청나다고 볼 수 있다.
경제연구소마다 월드컵이 가져오는 유ㆍ무형 효과가 수십조 원은 될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가령 현대경제연구원은 8강 진출로 소비진작과 IT(정보기술) 등 한국 제품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효과가 3조2600억원, 기업이미지 제고 효과가 14조7600억원이 생긴다고 계산했다.
월드컵을 치르는 것 자체만으로 국내 기업들의 인지도는 3~5% 올라간다고 봤는데 8강까지 진출했으니 이의 두 배는 될 것이다.
한국팀이 16강에 오른 뒤 내외신 기자들에게 "요코하마에서 봅시다" 라고 자신있게 말한 정 회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유진평 기자 greenpe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