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회 이원유교우의 2002 보스톤 마라톤 대회 참가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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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회 이원유교우는 현재 연세대 원주의대 치과(교정)전문의겸 교수로 재직중에 있으며, 수년전 철인3종경기에 입문한 이후, 작년 춘천마라톤에서 풀코스를 처음도전하여 보스톤마라톤 출전자격(3시간 30분 이내기록)을 획득하였고, 금년 3월의 동아마라톤 풀코스에서 두번째 완주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4월 15(월, 보스톤 현지시간)에 2002보스톤 마라톤에 출전하여 3시간 21분 17초로 완주하였습니다.
아래의 글은 66회 서영석교우의 홈페쥐(국민일보 기자마당, 최근 인기사이트로 급성장한 내용은 잘 아시죠?)에 지난 5월 7일부터 게재한 글,"이원유교수의 2002 보스톤 마라톤 대회 참가기" (1)~(6)시리즈 글 중 실전 당일(4~6번글)의 내용입니다.
원문과 전체를 직접 읽어 보실 분은 아래 방법을 따라하세요~!
1)<a href=" http://du0280@kmib.co.kr/"> ★66회 서영석홈페쥐바로가기★ ☜요기 클릭 </a> => "달리자, 삶을 바꾸자"
2)또는(국민일보의 사정으로 서버장애시), 계우닷컴=>육동회=>"게시판+방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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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원유교수의 2002 보스톤 마라톤 대회 참가기(4).[2002-05-18]
드디어 D-데이 아침
106회째를 맞는 보스톤 마라톤 날이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수많은 사람들이 벌써 이 코스를 뛰었다니 기분이 좀 이상하다. 매년 보스톤 마라톤은 미국 독립전쟁의 발원지라고 할 수 있는 이 근처 렉싱턴에서 영국과 싸워 이긴 전승기념일 “애국자의 날”에 열린다. 매번 월요일에 열리며 올해는 106회째란다. 우승자 명단에 서윤복, 이봉주등 한국 선수 3명의 이름이 있다.
오전 6시. 벌떡 일어나 창 밖을 내다본다. 비가 뿌리고 있지 않은가? 아이고! 이것이 웬일인가? 이러면 안 되는데. 젖은 신발로 어떻게 뛰란 말이냐? 양말이 젖으면 발은 까지고 엉망이 된다. 뉴스를 들으니 다행히 오전에는 흐리다가 오후에는 개일 거란다. 정말 다행.
자 마지막 준비. 마찰이 많은 곳(?)에 바셀린을 바르고 마라톤 복을 입니다. 트레이닝 복을 그 위에 입었다. 아침식사. 가장 중요한 날의 아침이다. 식탁을 보니 입이 딱 벌어진다. 흰 쌀밥, 된장국, 김, 각종 야채까지. 환상적인 식단. 세심한 배려에 감사에 감격. 밥알을 오드득. 음~ 맛이 좋다.
대회 아침의 식사량은 자기 식사 양의 80% 정도만 먹는 게 좋단다. 조금 더 먹을까 말까 ? 마지막 유혹 사이에서 갈등. 유혹을 못 이겼다. 그러나 마지막 한 술(?)이 에너지 공급에 문제(?)를 일으킬 줄이야.
우리 응원부대는 박 선생님 가족이다. 우리 3 총사 응원을 위해 직접 도로에 나오시겠단다. 미니 밴를 타고 대회장 주차장에 도착. 대회장에서 준비한 셔틀을 타고 대회장으로 갔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인파로 뒤범벅이다. 참가인원이 약 18000여명이란다.
출발선까지 가니 번호 줄을 길게 쳐 놓았다. 출발선 바로 옆에 한인교회가 있는데 경비가 삼엄하다. 바로 여기가 진짜 선수(?)들을 위한 대기소이며, 몸을 푸는 곳이란다. 이봉주 선수도 여기 있겠구나. 교회에서 자원봉사를 자청하셨단다.
마침 정여사님이 아는 장로님을 만나서 교회 안으로 들어가는 특권(?)을 얻었다. 옷을 벗어 가방에 넣는다. 이제 알몸(?)이다. 정말 뛰는 것인가? 가슴 고동이 치기 시작하며 귀까지 들려온다. 쿵! 쿵! 아드레날린이 드디어 분비되기 시작한 모양이다.
옷 가방을 맡기러 보관 버스로 갔다. 배번 번호별로 버스가 쭉 늘어서 있다. 18000번부터 시작이니 7700번 가방을 맡기는 버스는 한참 뒤에 있다. 북적이는 인파 때문에 앞으로 나가기 힘이 든다. 간신히 짐을 맡기고 맡겼다. 그러나 시간을 보니 몸 풀 시간이 별로 없다. 골목길에 가서 서너번 인터벌을 해본다. 응원부대와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 한인교회로 뛰기 시작한다. 사람이 많아 나갈 수가 없다. 다행히 진행 요원 차가 앞에 간다. 따라붙자!
그런데 나무 숲에서 사람들이 부리나케 움직이고 있다. 가만히 보니 남녀 할 것 없이 젊잖게 나무에다 비료(?)를 주고 있다. 아니 여성들도 ? 달리면서 일보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것 같지만 너무 하는 게 아닌지. 그러나 출발 전에 반드시 볼 일이 있는데 바로 이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나도 사인이 온다. 최고수 철각님도 역시.
황급히 찾아간 화장실은 줄을 장대같이 늘어서 있다. 사람들이 숲 속에서 왜 일(?)을 하고 있었는지 알 듯. 대한민국 신사 체면이 있지, 비료를 함부로 아무데나 줄 수 있나? 한군데 생각이 난다. 한인교회다. 뛰어간 한인교회 앞은 진짜 엘리트 선수 보호를 위해 출입금지. 보안 요원들이 둘러서서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게 한다. 뒤로도 못 들어가게 한다. 낭패다.
극적으로 만난 장로님. 구세주시다. 장로님이 단호하게‘내 교회에 내가 왜 못 들어 갑니까?’보안요원과 타결을 봤다. 극적으로 일(?)을 보고 다시 번호별 대기선으로 들어간다. 여기서는 번호순대로 서야지 절대 에누리가 없다. 진행 요원들이 일일이 배번을 확인하고 들여보낸다. “왼쪽으로 뛰세요. 사진 찍어요.“ 여사님의 외침.
출전 선수들이 소개된다. 봉주 리. 박수와 환호. 이봉주 코리아 파이팅. 이 선수 얼굴을 보든지 사인을 받고 가야 할텐데.
이윽고 출발 총소리와 함께 함성이 메아리 친다. 출발선을 향하여 인간의 띠가 천천히 움직인다. 널따란 고동색 출발선 매트가 보인다. 총성이 나고 거의 4분이 지나 출발선을 밟는다. 팔목의 시계를 눌러 타이머를 작동시킨다. 길 왼쪽으로 붙어간다. 정 여사님 파이팅을 외친다. 응원군 막강.
무더기로 출발선을 밟자 스피드 칩을 확인하는 요란한 비퍼 소리가 메뚜기떼가 뛰듯 요란하다.
자! 뛰자! 이윽고 주사위는 던져졌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42.195 km.고행의 길.수도자의 길이다. 외롭고 처절한 길. 그러나 용기 있는 자들만이 가는 길이다.
지금은 ‘길 떠나는 전사’들을 위한 출정식.
길 위의 지친 육신과 영혼을 위로하는 위로연.
완주 후 환희에 찬 기쁨을 노래하는 축하의 퍼레이드다.
주위에 겹겹이 늘어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부르짖는다.천지가 떠나가는 환호와 휘파람은 뜨거운 영혼의 열기! 진군 나팔소리!
‘이제 진짜 가는 것 맞지?’실감이 나질 않는다. 처음부터 내리막길이라더니 정말 내리막이다. 옆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고함, 응원소리로 귀가 따갑다. 따가운 것이 아니라 정말 귀가 아프다.앞뒤가 선수들로 꽉꽉 차 있다.
출발하는 지금 머리 속에 있는 떠오르는 말은 하나. 오로지 골인점이다. 다시 한번 이미지 트레이닝! ‘보폭은 짧게! 직선으로! 머리의 흔들림이 없을 것!’신체의 각 계기판 체크! ‘각 부위 양호! 오버’ 4차선 도로를 꽉 채우고 간다. 기다란 인간의 띠.
선두는 벌써 저 멀리 보인다. 우와! 언제 저렇게 갔을까? 모두 굳은 결의에 차 있다. 바쁜 발걸음. 어깨를 맞부딪히며 이리 저리 뛰어간다.
저기 황국장님이 터프하게 사람들을 밀치고 가고 있다. 질끈 머리띠를 둘러메고 람보 같다.
폭주 기관차 칙칙폭폭! 최고수 철각 사뿐사쁜! 무한괘도 전차 스르르스르르!
길 떠나는 3 명의 전사들에게 축복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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