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회 이원유교우의 2002 보스톤 마라톤 대회 참가기(5)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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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원유교수의 2002 보스톤 마라톤 대회 참가기(5).[2002-05-19]
**주**(원문이 길어, ~(5)上, ~(5)下로 나누어 올립니다)
어느덧 5 km를 지난다. 지금까지는 밀려 왔는데도 시간은 22분 49초. 모두 속도를 내고 있다.아마도 내리막길이어서 그런가? 그러나 이 대회는 후반에 언덕이 많아 자신의 최고 기록을 경신하기가 쉽지 않단다. 추운 운동장에서 다친 발목이 걱정된다. 추운겨울에는 인터벌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속도를 올리자. 갑자기 2층 버스(?)가 지나간다. 키가 나보다 두 배나 되는 장대 인간이다. 혹시 농구선수 조단? 살색이 흰 것을 보니 아니다.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서 얘기를 해야 할 것 같다. 내 어깨가 그의 허리춤에 닿는다. 훌쩍한 키! 다리는 왕창 길다. 나는 종종 걸음,그 사람은 성큼성큼. 황새와 뱁새? 열 받는다.옆으로 피하자.
여기 저기 한국 선수들이 보인다. 유니폼에 영어로 이름이나 직장, 클럽, 또는 태극을 그려 눈에 뜨인다. 눈인사를 나눈다. 한국 분들은 고수급들인가 보다. 폼들이 모두 좋다. '폭주 기관차 황 국장님, 최고의 철각 최 교수님, 그리고 나 ‘무한괘도 전차’. 이제 3 인방이 다시 만났다. 같이 달리니 편하다. 이렇게 골인 점까지 가면 좋겠다. 급수대가 나타난다.
10km 지점이다. 황국장님이 “물 좀 먹고 갑시다”하고 옆으로 빠진다. 현재까지 44분 50초. 생각보다 꽤 빠른 속도이다. 땀이 별로 안 난다. 날씨가 흐려서 좋았다. 어느새 물먹고 쳐졌던 폭주 기관차 황국장님이 앞으로 치고 나가는 것이 아닌가? ‘폭주 기관차님’이 드디어 기적을 울렸나 보다. “폭주 기관차 님!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
이에 질세라 ‘최고수 철각님’도 속도를 올리며 따라 붙는다. 날렵하게 요리조리. 철각님의 미끈하고 날렵한 다리는 클럽의 자랑(?)이다. 나도 그럼 따라붙자! 요리조리 뛰는 것은 손실이 많다. 나중을 위해서 사정 거리 안에 뒤쫓기로 하자.트림이 올라온다. 아까 먹은 것이 아직 소화가 안된 모양이다. 아! 마지막 한 숟갈. ‘이젠 후회해도 소용 있나?’ 큰 일이다. 차고 있는 파워 젤은 소용없을 것 같다,많이 먹었으니. ‘그래! 차고 뛰고 있는 파워 젤을 버리자. 주머니에 갖고 뛰나, 뱃속에 넣고 뛰나 마찬가지!’ 오히려 무게를 줄이면 낫지. 금쪽같이 아끼고 옆구리에 차고 있던 파워 젤을 길바닥으로 쌩 던져 버렸다. 관중들이 궁금히 했을 것이다. 선수가 관중들에게 무엇인가(?)를 던졌으니 말이다.
15km 지점이다. 1시간 7분15초. 몸의 계기판을 점검해본다. 발목, 종아리, 무릎, 허벅지, 엉덩이 뼈, 모두 파란 불이다. 좌우를 돌아보며 여유를 찾아본다. 재미있는 것은 뛰는 폼들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배운 기본 폼과는 거리가 멀게 뛰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머리가 무거워 보이는 사람(?)이 고개를 끄떡거리며 발을 벌리고 뛰고 있다. 저렇게 풀코스를 달릴 수 있을까? 지금까지 달려왔으니 충분히 달릴 수 있으리라.
한국의 마라톤과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 여성 선수들이 많다는 것이다. 여성의 파워를 알 수 있다. 한국의 여성들이여! 일어나라! 어느덧 웰리슬리 여학교 앞을 지난다. 여학생들이 손을 내밀어 파이팅을 외친다. 힘들 때는 여학생 응원이 최고라지. 손을 내밀고 하이 파이프. 낙엽 쓸 듯 손바닥들을 마주친다. 경쾌한 파열음. 피곤을 씻는다. 젊은 정기를 받아선지(?) 속도가 난다.
20km 1시간 29분59초. 저만치 앞서 가는 폭주 기관차님이 갑자기 연기를 내뿜으면서 속도를 가속한다. 드디어 폭주 기관차님이 발동을 건 것이다. 뒤따르던 최고수 철각님도 질세라 더욱 바짝 붙는다. 깃털처럼 가볍게.이제 폭주 기관차님이 열 받았고, 최고수 철각님은 경쾌하게 뒤쫒고~.
드디어 폭주족과 철각님의 세기의 대전(?)가 벌어진 것이다. 원주 랭킹 1위이며 13년 경력의 폭주 기관차님과 마라톤 경력 2년으로 떠오르는 별이며 다크 호스인 최고수 철각님의 ‘보스톤 목장의 결투.’나는 최고수 철각님이 폭주 기관차님을 앞서기 위해 밤마다 눈물겨운 연습(?)을 해 온 것을 알고 있다.
최고수 철각님! 이제 황홀한 반란의 부푼 꿈(?)을 안고 황국장님이 바싹 뒤쫓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폭주 기관차님. 앞만 보고 씩씩하게 나가고 계신다. 앞사람! 비켜세요! 한국인의 저돌성. 과연 철각님의 쿠데타는 성공할 것인지? 잠시 뒤 골인점에서 가려질 것이다.
‘무한괘도 전차’나는 누가 뭐래도 내 페이스대로 간다. 세기의 대전(?)에 말렸다가는 완전히 오버다. 몸도 제대로 만들지 못했으니 참아야지! 골인점에서 봅시다!
두 분의 전사님들은 점점 시야에서 멀어져 간다. 그 사이로 별 관계가 없는 동급의 선수들이 마중(?) 나온다. 이제 이 선수들이 내 친구들이다. 혼자 뛰니 심심하다. 갑자기 성조기(?)가 앞에서 뛰어가고 있다. 2m 넘는 성조기를 혼자 들고 뛰고 있으니 얼마나 힘들까 ? 걱정은 금물. 애국심에 가득 찬 의지의 젊은이가 씩씩하게 메고 가고 있다. 길가의 모든 사람들 USA를 연이어 환호한다.
“USA, USA"
오늘은 미국의 날인가 보다.그러나 오늘 뛰는 선수들 모두가 영웅이다. 하프기록 1시간 34분 50초. 20km를 넘는다. 이제 마라톤이 시작이다.
25km 1시간 53분 11초. 조금씩 힘이 들고 속도도 늦어진다. 최고수 철각님과 폭주 기관차님은 보이질 않는다. 온통 “USA” 구호다. ‘아! 코리아! 대한민국도 외쳐 주면 좋을 텐데~ ‘한국에서 단체로 80 명 정도 왔단다. ‘한국! 파이팅!’은 가물에 콩 나듯. 하지만 태극기 문양만 봐도 힘이 난다.
미국 시민들 매너들은 끝내준다. 목이 쉬어라 파이팅을 외치고, 손뼉 치며 즐거워한다. 보스톤은 시민축제의 장터이다. 바베큐 냄새가 곳곳에서 스며든다. 응원하다가 배고프면 고기 구워 먹고 다시 나오는 모양이다. 먹는 것도 좋지만 냄새와 숯 연기가 역겹다. 연기는 산소가 아니다.
나는 산소가 필요해!
목이 말라온다. 저기 어린 아이가 오렌지 한 조각을 들고 있다. “제발 제 것 가져가 주세요.” 애처로운 표정으로 팔을 내밀고 서있다. “아이야 ! 고맙다. 네 정성이 나에게 전해졌느니라.” 잽싸게 낚아채 입안에 넣는다. 마른 침과 범벅되어 달짝지근하고 끈끈한(?) 오랜지의 맛이다. 목으로 꾸역꾸역 집어 넣는다.
이제 언덕과 내리막이 반복된다. 진짜 마라톤이 시작된다는 마의 30km 언덕. 언덕을 낑낑거리면서 올라간다. 한참 기어 올라오니 드디어 30 km 지점이다.사람들이 벌떼처럼 모여있다.30km 2시간 17분 33초. 아! 정말 힘들다. 가슴은 뻐개지고, 종아리, 넓적다리는 쥐어짜고, 엉덩이뼈는 쑤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