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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여성을 음식에 비유하는 이유
68회 허훈
남성 여러분이 아주 못생긴 여자와 단 둘이서 무인도에
살게 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무인도에서 처음에는 그녀가 아주 못생긴 얼굴의 여자로
보일 것이다. 못생긴 정도가 아니라,처음에는 함께 있는 것조차
불쾌할 것이다. 그러나 3개월이 지나면 무인도에는 다른 여자가
없기 때문에 그 아주 못생긴 여자가 그다지 불쾌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이제 6개월이 지나면 그녀가 못생겼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게 될 것이다. 그리고 12개월이 지나면 그 못생긴 여자가
아름다운 여자로까지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몹시 궁하면 사람의 마음은 스스로 하나의 실체를 만들기 시작한다.
이제 마음은 실제의 사실이 어떠한가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이제 자기만의 허구의 세계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12개월 동안 여자를 못 만나기 때문에 거기에 배고픔이,
생리적인 배고픔이 존재한다.
바로 그 배고픔이 큰 고기덩어리를 창조하는 것이다.
우리남성들이 아름다운 여자를 보고 "먹음직스럽다" , "맛있겠다"라고
말하는 것은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왜 거의 모든 남성들이 여성을, 특히 아름다운 여성을 먹음직스런
음식에 비유하는 것일까?
아마도 그것은 음식에 대한 굶주림이 생리적인 본능이듯이
이와 마찬가지로 성적 굶주림 역시 생리적인 본능이기 때문 일 것이다.
굶주림의 내용은 다르지만, 둘다 생리적인 굶주림이긴 마찬가지다.
결국 우리가 보는 세상은 거의 모든 것이 우리 마음의 투영이라는
생각이 여전히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