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植)자 교우님!`식봉회'(植奉會전화019-234-8646)에 오셔서 나무사랑과 산불예방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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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목일 특집> "`植'자 이름 국민 모이세요"
(대전=연합뉴스) 정윤덕기자 = 식목일을 앞두고 이름에 `심을 식'(植)자가 들어있는 국민이 뭉친다.
`식'자 이름을 가진 서울 시민 20여명이 오는 3일 오후 6시 서울에서 모여 `식봉회'(植奉會)를 결성키로 한 것.
식봉회는 서울 발기모임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지역 단위 조직을 결성하는 한편 4일에는 서울 월드컵 경기장이나 인왕산, 신림동 재개발지역 중 한 곳을 택해 식목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식봉회는 또 연중 산불 감시활동을 펼침으로써 이름에 어울리는 나무사랑 및 산불예방활동을 연중 전개할 방침이다.
이같은 모임이 결성된 것은 지난달 30일 시민단체 활빈단 홍정식(洪貞植)단장이 산림청(www.foa.go.kr) 등 각 기관 인터넷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VIP 초청 위주의 정부행사 관행에서 벗어나 양심적이고 자원봉사정신이 투철한 `식'자 이름의 국민이 모여 자연환경보호운동에 앞장서자"는 제안의 글을 올리면서부터.
이후 이 글을 본 산림청 직원들과 네티즌들의 동참의사가 잇따랐고 홍 단장은 서울 이외 지역의 네티즌들에게 서울지역 발기인 모임에 참석이 어려운 경우 지역별 모임을 결성토록 권고했다.
홍 단장은 "훌륭한 뜻의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불법을 저지르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모든 국민이 이름에 걸맞도록 만 행동한다면 이 세상은 더욱 아름다워질 것이라는 생각에 식봉회를 제안하게 됐다"며 "`덕'(德)자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에게 덕담을 해주는 `덕담회' 등 다양한 모임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cobra@yna.co.kr 송고일 : 20020401 /동아,대한매일,세계4.2
/문화일보 4.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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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여담>활빈단 10년 문화일보. 2002.3.7
1992년 3월 서울의 한 세무서에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직원들의 책상 서랍에 ‘촌지사절봉투’를 넣어 두고, 어떤 때에는 ‘당신은 지금 (검은돈에) 흔들리고 있다’는 부패추방 경고장을 책상에 붙여 놓기도 했다. 영 싹수가 없는 공무원은 가차없이 사정기관에 고발해 수사를 받게 했다. 15세기말 활빈당(活貧黨)의 홍길동이 현신한 것처럼 부패공직자를 벌벌 떨게 한 것이다. 청백리를 꿈꾸는 공무원들의 비밀결사대인 세도회(稅道會)는 이렇게 출발했다.
그러던 98년 4월5일, 이들은 7년여동안의 얼굴없는 모임을 청산하고 공개활동을 선언하기에 이른다. 모임을 이끌던 서울세관 파주감시소장 홍정식씨가 얼굴을 드러내고 회원들과 경기도 파주에 있는 청백리 황희 정승의 묘역에서 창단식을 갖고 단체의 이름도 활빈단(活貧團)으로 짓는다.
이듬해 홍회장은 눈총에 못이겨 공무원 생활을 그만두고 이른바‘삼한사온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3일은 공무원 부패추방에 주력하고, 4일간은 따뜻한 사회만들기 사업이 그것이다. 이것이 오늘날의 활빈단이다. 올 3월로 10년째를 맞았다.
그동안 활빈단의 부패추방운동은 남다르다. ‘위험한’공무원에게 경고장 보내기는 기본이다. 부패추방 ‘목탁’도 줄기차게 두드렸다. 99년 판검사 비리 때에는 당시 윤관 대법원장과 김태정 검찰총장에게 법조계의 더러운 묵은 때를 벗기라는 취지에서 때밀이 타월 3000장을 보냈다. 이를 기화로 옷로비사건 때에는 장관부인들에게 전달해 달라며 국무총리와 민정수석비서관실로 ‘몸뻬’18벌을 보내 실제로 장관부인들에게 전달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같은 경고메시지를 보낸 것이 300회가 넘는다.
활빈단의 따뜻한 사회 만들기의 ‘편지쓰기운동’도 돋보인다. 이들은 “내 친구 누구에게 돈(종자돈)을 얼마 보내니 여기에 몇푼 보태 불우한 이웃에게 주라”라고 쓴다. 10명이 한조로 벌이는 릴레이 운동은 맨마지막 사람이 의로운 일에 쓰도록 하는 방법이다. 어디에 쓰든 마지막 사람의 양심에 맡겨진다. 이 운동은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야말로 ‘현대판 활빈당’이다.
활빈단의 10년은 각고의 세월이었다. 공무원사회를 일깨우는데 많은 공헌을 했다. 이들의 운동은 이제 뿌리를 내려 틀을 잡아가고 있다. ‘아름답게 돈쓰기’운동은 더 말할 나위없다. 사재를 턴 이들의 운동은 그래서 더욱 아름답다. 활빈단의 앞날에 갈채를 보낸다. /이상우 논설위원 2002/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