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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마니커 회장 "新사업으로 닭시장 정체 돌파"
'대주주가 자기 회사 주식을 꾸준히 사는 기업이라면 믿고 투자해도 좋다'는 것은
증시에서 통용되는 투자 원칙 중 하나다.
닭고기 가공업체인 마니커가 그런 곳이다.
이 회사 최대주주인 한형석(58회) 회장은 올 들어 자사주를 꾸준히 장내에서 사들이고 있다.
10월 들어서도 40만주를 매입해 개인 지분율을 19.4%로 높였다.
한 회장은 24일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하면 경영권 방어에 전혀 문제가 없지만 회사 가치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낮아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매입한 것"이라며 "필요할 경우 추가 매수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제2의 도약을 위해 여러 가지 사업 재구축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대체에너지 등 신규 사업에도 적극 나서는 등 대대적인 변신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우선 과제로 △부동산 매각을 통한 자산 효율화 △대북사업 및 중국 시장 진출 △바이오에탄올 등 신규 사업 추진 등을 들었다.
한 회장은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신사업 진출을 위해 유휴 부동산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며 "최근 성남 사옥을 88 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용인 백암 밀양 대전 등에 보유한 부동산도 순차적으로 처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국 보유 부동산은 장부가 기준으로 450억원이지만 시가 기준으로는 900억원이 넘어 상당한 차익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시가 기준 부동산 가치는 현재 마니커 시가총액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한 회장은 "그동안 추진해온 대북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시기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개성공단 인근에 닭공장을 지어 자본과 기술은 마니커가 맡고 토지와 인력은 북한이 제공하는 역할 분담식 육계사육 협력방안을 적극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마니커는 이달 중 북한을 방문해 세부 협력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그는 이와 함께 새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대체에너지 사업에도 진출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투자지주회사인 글로벌리소스를 세우고 현재 코스닥 기업인 ICM과 넥서스창투에 지분을 투자한 상태다.
한 회장은 또 "중국 기업과 제휴를 통해 현지 닭고기 시장 진출도 검토 중"이라며 "중국에서 대량 생산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에 수출하거나 이 기업과 공동으로 북한에 투자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은 국내 닭고기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폭락으로 매출과 이익이 큰 폭 감소했다"며 "내년 초까지는 어려운 시기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국내 닭고기 가공시장이 메이저 업체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어 시장의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는 조만간 해결될 것이며 내년 하반기부터는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