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산 저 너머에서도 푸르고 고요하니 이 세상은 하늘과 땅 그리고 인간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실감케 한다 지금 보이는 저 하늘에 산사의 쇠북소리 고요히 다가오고 탄식의 소리를 내며 수진이 한 마리 빗겨 날아간다 그믐밤 별빛은 더 한층 여위어 해골같은 눈으로 추악한 세상을 비웃고 죽음이 번뜩 찾아올 때 나에게 무엇이 빛나며 무엇이 남을 것인가? 칠흑같은 밤
내가 산위로 올라감은 알아 듣지 못할 침묵에서 생명의 나머지를 줍기 위해서다 지금, 죽음은 날 필요로 하지 않는다 보라! 산은 별들이 쏟아지는 굿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