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흑과부거미의 교미 2 : 내 삶의 마지막 노래를 들어라
68회 허 훈
슬프도록 아름다운 달빛에 자작나무 그늘의 나는 곧잘 꿈을 꾼다. 야릇하게 스며드는 꿈을.....
희미한 밝음 속 거미줄의 은빛 그림자가 떨리고 있다. 그대 하늘에서 내려와 우리 서로 눈빛 교감하였을 때 번개처럼 빛나는 무한전율의 향연. 죽음의 예술을 알고 있는 악마의 달변에 생명의 줄 끊어짐을 모른 채 점잖지 못한 생각, 욕정의 불꽃은 끝없이 끝없이 타올라 불같은 입맞춤에 나는 무릎을 꿇고 헐떡인다. 은빛으로 빛나는 거미줄, 몸통을 조여와 숨가쁘게 하여도 정다운 바람에 나부끼는대로 나를 맡겨두리라. 독기 품은 입맞춤, 말 못할 행복을 느끼게하여도 독액은 서서히 몸 속으로 퍼져 영혼을 불타게 한다. 그대와 나 함께 죽음의 밀월여행 떠나지만 나만은 다시 돌아올 수 없으리라. 걷잡을 수 없는 황홀감 온 몸을 녹여도 비웃는 그대의 눈길을 보는 것은 슬픈 일이다. 도취된 감각 마비되어 나는 그대에게 저항조차 할 수 없다. 야릇한 환상에 저항을 시도해 보지도 않겠지만..... 그대와 나 처음 입맞춤한 후 나의 심장은 완전히 암거미, 그대의 것이 되었다. 거짓의 교태에 어리석은 마음을 달래는 것은 허무하여 눈물에 젖을만큼 슬픈 행복은 순신간에 지나간다. 어둠의 그림자 슬며시 나의 두 눈을 쓸어 내리고 날카롭게 짖어데는 강철보다 강한 이빨에 8개의 가늘고 긴 다리 결국 꺾이고 절단되어 탐욕의 뱃속으로 사라진다.
순백한 영혼 저 편 하늘로 올라갔으니 나의 붉은 피로 암거미, 그대의 영광을 찾을 수 있다면 그리하여도 좋다. 하지만 내 삶의 마지막 노래를 들어라! " 최후의 순간에도 나는 사랑스런 몸짓으로 나의 왼팔 그대의 목덜미를 감싸고 오른 손은 아랫도리 율동을 쫓고 있었다. 운명이 뒤집혀 사랑의 인연 끊는 것이 그대인 것을 알지 못하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