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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iopathic(이디오패씩)
68회 허 훈
idiopathic이란 단어가 있다.
영문 의학서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어로, 질환의 원인(etiology)편에
가면 자주 접할 수 있다.
그것은 의사들이 unknown이란 단어를 보다 현학적으로 표현할때
사용하는 단어로, 그 뜻은 원인불명이란 의미이다.
히포크라테스 이후 2천년 넘게 의학이 발달되어 왔지만,
현재에도 전염성 질환을 제외한 많은 질환의 원인을 잘 모른다.
예를들어 '폐암(lung cancer)의 원인을 기술하시오'라는
시험문제에서 장기간의 담배 흡연, 진폐증, 석면의 장기간 노출,
결핵의 후유증 등등이 생각나지 않을 때, idiopathic 이라고
답안을 작성하여도, 영점으로 처리되지는 않는다.
그만큼 인간의 질병의 원인을 잘 모르고 있는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idiopathic이란 단어를 분석해 보면 원래의 그 뜻이 재미있다.
환자는 pathic 즉 질병을 앓고있어 아픔을 의사에게 호소하는데,
의사는 idiot 바보여서, 환자의 아픈 원인을 모른다는 두 단어의
합성어가 바로 idiopathic이다.
사실 의사에게는 부끄러운 의미의 단어이다.
그 옛날 idiopathic란 단어가 처음 만들어 질때만 해도 의사들의
의학지식이 일천했겠지만, 수천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아직 질병의 원인이
idiopathic로 남아있는 현실에 비추어볼 때 지적오만으로 가득찬 의사들이
많은 반성을 해야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