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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홈런 벼른다" 중국 車보험 본격 진출 | ||||||
"정몽윤 선수 10년 동안의 2군 생활을 딛고 중국 프로리그 첫 타석입니다. 상대 투수는 중국 손해보험시장. 지난해 외국인 손보사를 상대로 고작 1.21%의 자책률(점유율)을 기록하며 안방을 내주지 않는 막강 에이스입니다. 국내 2위를 달리고 있는 정 선수 현재 1루에 나가 있는 자동차보험을 홈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까요. 국내 야구의 선진 타법을 중국에 전파하겠다며 잔뜩 벼르고 있습니다." 4일 밤은 정몽윤(52) 회장을 비롯한 현대해상 직원들에게 특별한 날이었다. 1997년 베이징 사무소로 시작한 중국 진출이 현지법인(현대재산보험(중국)유한공사)으로 환골탈태하는 날이었다. 정 회장은 이날 출범식이 감격스러웠던 듯 참석자 200여명과 일일이 술잔을 건넸다.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엔 웃음이 그치지 않았다. 그는 "중ㆍ한 교류 10년 만에 성장 잠재력이 무한한 중국시장에 첫발을 내딛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말보다 의미가 더 깊다. 외국계 손보사가, 그것도 중국 회사와 합자형태가 아닌 100% 출자해 베이징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긴 현대해상이 처음이다. 지린(吉林) 베이징시 부시장까지 "중국 보험감독회가 승인해준 첫 회사"라고 설명할 정도다. 앉아서 얻은 성과가 아니었다. 정 회장은 긴 세월동안 수없이 중국을 오가며 현지 금융당국 인사를 만났다. 그룹 회장의 얘기를 들어봐야 믿을 수 있다는 중국 분위기에 맞춰 직접 주자로 나선 것이다. 이윤선 현대해상 상무는 "때론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동생, 고 정주영 회장의 7남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중국 관계자와 수시로 교류했다"고 귀띔했다. 정 회장은 "법인 설립 계기로 (계속된) 인연과 친분이 연결돼 한국과 중국의 보험시장이 동반 발전했으면 좋겠다"며 "우리 정부의 도움 역시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진출을 놓고 내부에서 격론이 이어질 때도 자기 의견을 드러내는 대신 팀(조직) 전체의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묵묵히 기다리는 리더 역할도 충실히 감당해냈다. "중국을 제 2의 내수시장으로 만들겠다"는 그의 포부에는 그럴만한 근거가 있다. 그는 "3년 연속 자동차보험 부문 글로벌 고객만족도 1위, 2002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공식보험사 유일 선정, 4년 연속 신용평가기관 'A.M.Best사'로부터 'Excellent' 신용등급 획득 등으로 역량과 재무 건전성을 인정 받은 저력을 중국에서 발휘한다면 '글로벌보험금융그룹'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첫 목표는 내년 상반기에 예정된 중국 자동차보험 공략이다. 그는 "지난해 7월부터 의무화한 교통관련강제보험(책임보험)은 중국회사만 판매할 수 있지만 업무 제휴를 통해 중국회사는 책임보험(20%), 우리는 상업보험(80%)을 각각 맡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며 "중국에 진출해 있는 현대자동차 딜러의 풍부한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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