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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대기 극심한 '투고타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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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개막한 제37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한국일보 스포츠한국 대한야구협회 공동 주최ㆍ서울경제 한국아이닷컴 후원ㆍSK텔레콤 KT 협찬)에서 총 11경기를 치른 8일 현재 홈런은 한 개도 없고, 두 자릿수 안타를 친 팀도 야탑고 중앙고 대구고 세 팀밖에 안 됐다. 이 같은 결과는 단지 봉황대기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봉황대기에 앞서 열린 고교대회에서도 투고타저 현상은 두드러졌다. 올 대통령배 청룡기 황금사자기 총 76경기에서 홈런은 23개로 경기당 0.3개에 그쳤다.
선수의 절반은 투수 올 전국대회 2관왕 장충고는 전체 등록선수 30명 가운데 투수가 13명이나 된다. 대통령배 우승팀 광주일고도 30명 중 12명이 투수다. 사정은 나머지 학교들도 비슷하다. 적게는 40%에서 많게는 절반이 투수다. 현역시절 ‘타격의 달인’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장효조 삼성 스카우트 코치는 “한 마디로 야수쪽 자원이 부족하다고 보면 된다. 학부모들 사이에 투수 선호현상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소질 있는 선수들이 방망이를 외면한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19년째 스카우트업무를 맡고 있는 현대 김진철 스카우트 팀장도 비슷한 견해를 내놓았다. 김 팀장은 “프로에서 투수들이 화려한 조명을 받는 것이 학생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면서 “하지만 투수가 성공을 보장 받는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프로의 경우 한 팀에 투수가 35명 정도 되지만 1군 엔트리는 고작 11명밖에 안 된다”고 조언했다.
타격기술 부재 타격기술 부재와 커뮤니케이션 부족도 투고타저 현상의 또 다른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장효조 코치는 “일선 학교에서 기본적인 배팅훈련보다 실전훈련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타격은 결국 방망이 스피드 싸움인데 스피드를 올리려면 티배팅 훈련에 중점을 둬야 한다. 정지된 물체를 친다는 것은 타자 스스로 방망이 스피드를 느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자 자세교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김진철 팀장은 “지도자들이 연고 프로구단의 도움을 받아 타격기술은 물론이고 웨이트 트레이닝 요령도 체계적으로 배워야 한다”면서 “학교들도 선수들, 특히 타자들이 지속적인 체력관리를 할 수 있도록 웨이트 트레이닝장 시설을 마련해줘야 타자들의 기량이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