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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 때인 1989년 최연소 미스터코리아에 오르며 이름을 날렸던 김준호 머슬아카데미 대표가 선수 시절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 앞에서 여전히 우람한 팔 근육을 보여주고 있다. 황태훈 기자 |
이들의 자세를 잡아 주는 ‘작은 거인’이 눈에 띄었다. 세계 보디빌딩 중량급 스타였던 김준호(38·165cm) 씨. 그는 중앙고 1학년 때 아버지의 권유로 보디빌딩을 시작해 20세 때인 1989년 최연소 미스터코리아, 세계주니어선수권 1위(이상 70kg급), 1997년 세계보디빌딩선수권대회와 월드게임(이상 75kg급)에서 우승했다.
김 씨의 현 직책은 머슬 아카데미 총감독 겸 대표. 2001년부터 2000명이 넘는 보디빌딩 코치를 양성했다. 개인 홈페이지(musclekim.com)를 10년째 운영하면서 올해 경희대 대학원 스포츠의과학 박사과정에 입학한 학구파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선수 생활을 접은 지 10년 만에 선수 복귀를 결심했다.
“한국 보디빌딩은 2000년 이후 각종 세계대회 중량급에서 거의 입상을 하지 못해 안타까웠어요. 국내 보디빌딩 활성화를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었죠.”
김 씨의 몸은 당장 경기에 나서도 될 정도로 탄탄했다. 힘줄이 돋은 굵은 팔뚝과 균형 잡힌 넓은 가슴이 그랬다. 김 씨는 지도자 생활을 하는 틈틈이 하루 3∼5시간씩 개인 연습을 해왔다고 했다. 사무실에서 직접 닭 가슴살과 야채를 요리해 먹으며 여전히 선수 시절 때 체중인 81kg을 유지하고 있다. 김 씨의 목표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후배들과 경쟁해 통과한 뒤 10월 28일 제주에서 열리는 미스터유니버스대회 80kg급에서 우승하는 것.
하지만 대한보디빌딩협회는 김 씨가 올해 선수로 복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2년 이상 선수 활동을 하지 않은 선수가 다시 선수 등록을 한 경우 2년이 지나야 활동할 수 있다’는 대한체육회 선수 등록 규정 때문이다.
보디빌딩협회 관계자는 “김준호는 뛰어난 보디빌더지만 선수 자격 심의 때 특정 선수에게만 예외를 둘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선수 복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후배에게 선례를 남긴다는 차원에서라도 선수 복귀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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