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세상의 중심에서 청소년이 외치다”
지난 28일 종로 피아노 거리에서 청소년들이 문화행사를 하며 자신의 요구를 외칠 수 있는 청소년 페스티벌 “세상의 중심에서 청소년이 외치다”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사)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에서 주최한 일주일간의 활력프로젝트의 마지막 장이었다. 청소년이 주체가 되어 자신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마지막 행사까지 청소년들이 기획한 청소년들의 행사였다.
▲28일 청소년활력프로젝트 주최로 청소년 페스티벌이 열렸다. 이날 자리에서 청소년들은 '입시반대, 체벌금지, 선거권보장' 등을 외쳤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
4시부터 무대 행사 리허설을 하며 길거리에는 신문기자 프로젝트에 참가한 학생들의 뉴스를 전시해 놓아 실제 기자들처럼 직접 사건현장에서 취재를 하고 기사를 써 일주일간 교육받은 실력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의 수준을 보였다.
4시 30분이 되자 행사가 시작됐다. 장봉근, 박규원(모두 축구 프로젝트) 군들이 사회를 맡아 청소년다운 발랄한 모습을 보였다.
청소년 장기자랑 대회로 자신의 장기를 뽐낼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자신의 프로젝트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끼를 발산하는 자리여서 대부분 춤과 노래를 했다.
드디어 5시. 본 행사가 시작됐다. 일주일간의 활력프로젝트로 교육을 받고 기획한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시간.
첫 본 무대는 노래 프로젝트의 학생들의 노래 공연으로 빅마마의 ‘Break away’를 불렀다. 아직 가사를 못 외운 모양인지 손바닥에 가사를 써 잠깐씩 노래가사를 컨닝했다. 여학생 4명이 각자 자신의 파트를 나눠 불렀는데 긴장을 많이 했는지 음정이 불안했다. 그럴 때마다 관객들은 큰 소리로 호응해 공연하는 학생들에게 힘내라는 응원을 보냈다.
노래공연이 끝나자 이 행사의 특징인 자유발언 시간을 가졌다. 자유발언은 청소년들이 겪는 ‘입시’, ‘체벌’, ‘규제’, ‘성적차별’, ‘선거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는 것이다.
▲특목고에 다니는 학생의 비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문일평 양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
첫 자유발언은 문일평(이화외고 2)양의 ‘입시’이야기였다. 문양은 “지금 우리들은 입시에 찌들었다”며 “특히 저희 학교는 외고이기 때문에 더욱 힘들다”며 외고생의 비애를 들을 수 있었다.
두 번째로 이종민(중앙고 3)군의 학생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 군은 “겉으로 학생자치라고 하지만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이 원하는 학생회만 있다”라고 학생자치에 대한 교사들의 부족한 인식을 지적했다. 또한 이군은 성적으로 학생들을 차별하는 것과 학교 규제에 관한 발언을 해 관객들의 많은 호응을 받았다.
발언이 끝나고 연극프로젝트 학생들의 연극 ‘학교이야기’무대가 이어졌다. 아직 앳된 얼굴에 화장하고 교복을 입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 연극은 연극프로젝트에 참가한 학생들이 직접 쓴 각본으로 미션스쿨인 학교에서 전교1등 학생이 노트를 잃어버리며 생긴 헤프닝을 담아 그동안의 학교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았다.
연극 마지막에 “성적으로 학생들을 차별하지 마세요”, “종교학교라는 이유로 자기네 종교를 강제로 교육시키지 마세요”, “학교명성 때문에 자기의 꿈을 펼칠 수 있게 일류대학을 강요하지 말아주세요”, “내신등급제 때문에 반 친구가 경쟁자가 되고 결국 분실사고가 일어나게 됐는데 역효과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세요”라는 각자의 발언이 있어 이 말에 동감한 학생들은 소리를 질렀다.
댄스프로젝트의 무대는 전문 비보이들이 만든 무대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학생들은 브레이크 댄스와 힙합, 팝핀 댄스를 능숙하게 보였다. 춤만 보여주는 무대가 아니라 그 안에 메시지도 담겨있었다. 공부 잘하는 학생과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을 선생님이 차별하는 모습을 담고 있었다. 춤 실력이 뛰어난 만큼 관객들의 환호성도 굉장했다.
▲춤을 통해 성적차별 등 한국 교육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 청소년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
댄스무대의 분위기에 힘입어 자유발언이 시작됐다. 이번 발언에서 고기영(미림여고 2) 양은 선거권에 대한 발언을 했다. 고 양은 “세계적은 18세에게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다”며 “18세부터 선거권이 주어진다면 학생 인권도 향상될 것이고 학교 시설도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김혜림(문영여고 1) 양은 규제 심한 자신의 학교에 대한 발언을 했다. 김 양은 “저희 학교 규제가 너무 심하다”며 “양말은 복숭아 뼈 덮는 것은 신어야 하고 운동화는 안되고 검은 구두만 신어야 한다”며 그동안 학교내의 규제 불만을 털어놓았다.
선생님들도 무대에 올라왔다. 이수호(선린인터넷고), 김융희(고척고), 신은주(전교조 서울지부), 조현석(휘경공고) 교사는 무대에 나와 학생들에게 한마디씩 했다.
▲활력프로젝트에 참여한 현직 교사들. 왼쪽부터 이수호, 김융희, 신은주, 조현석 교사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
신은주 선생님은 “마음으로 청소년을 지지하고 있다”며 “행복과 웃음 안겨주는 선생님이 되어야 하는데 무대에서의 선생님은 안좋게만 보여 안타깝다”고 말하며 학생이 주인이 되는 학교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융희 선생님은 “하고 싶은 말, 하고 싶은 일, 마음 속 목소리 등 제일 소중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수호 선생님은 “학생들이 많이 컸다. 자신들의 상상력과 끼를 자유롭게 펼쳐라”며 “세상의 중심에서 주인이 되길 바란다”고 끝맺었다.
모든 프로그램은 끝나고 학생들은 무대 위에 올라 ‘하나되어’를 불렀다. 노래처럼 ‘하나되어’ 자신의 주장과 끼를 보여준 학생들은 이 행사로서 많이 성장했을 거라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이날 행사 내내 외쳤던 청소년들의 요구사항이다.
“입시! 입시가 월드컵이냐 4년마다 바뀌게”
“체벌! 때리지 말아라. 대화로도 가능하다”
“규제! 우리가 죄수냐 규제 속에 처박아두게”
“성적차별! 우리를 숫자로 줄세우지 말아라”
“선거권! 청소년을 대변하는 선거권을 보장하라”
/ 지혜진 기자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www.1318virus.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