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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322회 작성일 2016-03-21 12:03
천안함 사건은 北에 일방적으로 당한 사건, "치욕적이다" 下편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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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식이 만난 사람

천안함 사건은 北에 일방적으로 당한 사건, "치욕적이다"

 

입력 : 2016.03.21 10:50

['천안함 폭침, 어뢰를 찾다'… UDT 현장 지휘관이었던 권영대 대령(下)]
 

<上편에서 계속>

 

―한주호 준위는 어떤 군인이었나?

"내가 한 준위한테 UDT 교육을 받았다. 교육훈련대에 오래 있었기에 지금 중사 이상의 절반은 그에게 교육받았을 것이다. UDT로서 자부심이 강했다. 천안함 사건 발생 당시 그는 전역을 2년 앞두고 있었다. 부대에 남아 지원해달라고 하자, 그는 '현장에 가지 못하면 나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아 금방 쓰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솔직히 기뻤다. 그가 안 가겠다고 말했다면 아마 데려가려고 설득했을 것이다."

 

―정예 잠수 인력이 대거 투입됐어도 생존자 구조 실적은 없었는데?

"세월호 사고 때도 석 달간 현장에서 UDT 전력을 통제했다. 그때도 거의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잠수 인력이 대거 집결하지만, 정조(停潮) 시간이나 연결된 잠수 줄 등의 제약으로 실제 들어갈 수 있는 잠수사는 2명에서 최대 6명이다. 이런 잠수 여건을 모르기 때문에 온갖 의혹과 음모가 난무했다."

 

이미지 크게보기천안함 수색현장 모습. /조선일보 DB

에어 포켓 희망,
현실에서는 힘들어

녹슨 스크류 부분은
물로 씻지 않아 생겨

―세월호 사고 때도 그랬지만, '에어 포켓'에 대한 기대는 현실에서 깨졌는데?

"바닷속으로 침몰하는 순간 생존 확률이 거의 없다. 에어 포켓으로 며칠간 생존해 있다는 것은 영화에서나 가능하다. 선내 격실(隔室)에는 각종 전선과 배관이 연결돼 있어 완전 방수가 안 된다. 가족 처지에서는 실오라기 하나라도 잡고 싶어 한다. 우리는 알아도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수색하는 것이다."

 

사고 7일째, 선미(船尾)에서 시신 한 구(남기훈 상사)가 발견했다. 이는 생존자가 없다는 판단 근거가 됐다. 구조 작업은 중단됐다. 선체가 수면 위로 인양되자 그가 제일 먼저 들어갔다.

 

"탄약고에서 시신 한 구가 눈에 띄었다. 상의는 벗은 채로 계단을 움켜쥐고 있었다. 차가운 수온 때문에 형태가 유지돼 있었다. 나도 모르게 '얼마나 추웠어? 이제 편히 쉬어야지' 하는 말이 나왔다."

 

그 뒤 그에게 증거물을 찾는 임무가 주어졌다. 사고 해역(가로세로 457m)의 바닥을 훑는 쌍끌이 어선 운용의 지휘를 맡았다. 작업 닷새째 날, 선원이 "또 발전기 같은 게 올라왔네" 하고 말했다. 어뢰 꼬리(스크루)였다.

 

"대부분 깨끗했고 일부 나사 부분만 약간 녹슨 상태였다. 윗부분에 찌그러진 얇은 알루미늄 판이 덮여 있었다. 그 속에 '1번' 글자가 있었는데 그때는 못 봤다. 그 뒤 TV로 국방부 기자회견에서 보니 스크루가 오래된 것처럼 심하게 녹슬어 있었다. 바닷속 금속 물질은 공기를 만나면 금방 녹슨다. 즉시 물로 씻어야 하는데 그렇게 안 한 것 같았다."

 

―스크루가 나온 뒤에는 바닷속 잔해물이 더 이상 올라오지 않았다고?

"나는 천주교 신자라 미신을 안 믿는데도, 어선 선장에게 '물속 전우들의 영혼이 지금까지 열심히 그물에 잔해를 넣어줬는데 결정적 증거물을 넣어주고는 이제 쉬러 갔다'고 얘기했다."

 

이미지 크게보기지난 2010년 4월 해군특수전여단(UDT/SEAL)이 천암함이 침몰되어 있는 함수 인근 지점에서 수색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조선일보 DB

추측성 보도와 오보는
들을 때마다 정말 힘들어

―현장 지휘관으로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현장 지휘를 하면서 상부에 실시간 보고를 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국방부, 합참 합동조사단, 해군본부, 해군작전사령부, 탐색구조단 등 보고해야 할 상급 부대가 너무 많았다. 모두 보고받을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나는 휴대전화 하나로 정말 정신이 없었다. 그 뒤 이런 애로 사항을 보고해 해결됐지만."

 

―언론의 과열 경쟁과 추측성 보도에 대한 지적도 나오는데?

"언론 특성상 특종과 속보에 매달려 부정확하거나 추측에 따른 보도가 많았다. KBS는 단독 보도라며 '한 준위가 수색 현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숨졌다'고 오보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군이 뭔가 감추고 있다'는 소리를 들을 때였다. 숱한 사람이 함께 작업하는데 은폐란 있을 수 없다. 만약 그랬다면 사병들이 전역한 뒤 가만히 입 다물고 있겠나."

 

―이명박 정부에서는 천안함 희생 장병들을 '영웅'이라고 불렀다. 군(軍)의 존재 이유는 싸워서 이기는 데 있다. 천안함 사건은 북한에 일방적으로 당한 것이다. 우리 군으로서는 치욕적이지 않은가?

"맞다. 함정을 타면 잠수함을 찾는 대잠(對潛) 훈련을 수없이 한다. 천안함 함장은 정말 꼼꼼히 챙기는 스타일의 후배였다. 원칙에 맞게 했을 것이다. 그때 기상 상황이 안 좋았다. 전쟁 상황이 아닌데 어뢰 공격을 해온다는 것도 예상을 뛰어넘은 것이다. 사건 발생 뒤 우리는 바닷속 선체를 인양했고 끝까지 증거물을 찾아냈다. 비록 당했으나 우리가 이렇게까지 해낸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그의 책에는 '하루 이상 아무것도 식사를 못 했다' '5일째 침대 근처를 가본 적 없고 신발을 벗어본 적 없다' '군인은 국가가 주는 임무는 불평하지 않고 수행해야 하는 게 철칙이다' 같은 구절도 나온다. 그의 아들은 해군 부사관으로 세종대왕함을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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