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교육 망치는 교육감 선거, 2000억원 써가며 왜 하나” [동아닷컴] >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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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725회 작성일 2022-03-30 10:03
[인터뷰]“교육 망치는 교육감 선거, 2000억원 써가며 왜 하나”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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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교육 망치는 교육감 선거, 2000억원 써가며 왜 하나”

입력 2022-03-30 03:00업데이트 2022-03-30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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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교육감 선거…’ 펴낸 박융수 서울대 사무국장
29년간의 교육공무원 경험을 토대로 교육감 선거에 뛰어들었던 박융수 서울대 사무국장은 “지금의 교육감 직선제는 전문성과는 상관없이 선거 공학에 능한 조직을 갖춘 진영의 단일 후보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제도”라며 “반듯한 교육 철학과 역량을 갖춘 사람이 교육감이 될 수 있도록 직선제의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학교공사 뒷돈 비리’ 김 교육감 징역 7년, ‘선거 빚 갚기 위해 뇌물수수’ 이 교육감 징역 6년, ‘장학사 시험문제 유출’ 김 교육감 징역 3년….

교육감은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육을 책임지는 수장이지만 이렇게 비교육적인 죄명으로 언론에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2007년 교육감 직선제 도입 후 수사나 재판을 받은 교육감은 20명. 서울의 경우 해직교사 부당채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희연 교육감까지 직선제 교육감 4명이 모두 법정에 서는 기록을 세웠다.

관선제와 간선제를 청산하고 도입된 교육감 직선제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구현하는 최적의 제도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도입한 지 15년이 지난 지금은 ‘직선제가 학교 현장을 정치판으로 만들고 비리 교육감을 양산한다’며 제도를 바꾸자는 목소리가 높다. 인천시교육감 권한대행을 지낸 후 지난 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다 중도 사퇴한 박융수 서울대 사무국장(57)도 직선제 반대론자다. 그는 6·1 지방선거일에 함께 치러지는 17개 시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복마전 같았던 선거 경험담을 기록한 ‘교육감 선거: 교육이 망가지는 이유’를 출간했다.》

뒷돈 유혹하는 과도한 선거비용

―정년을 8년 남겨두고 출마를 위해 사직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다.

“인천은 직선제 교육감 3명 중 2명이 구속되고 한 명은 측근이 비리 혐의로 수감된 곳이다. 교육 공약으로만 승부하는 선거로 혼탁한 선거 문화를 바꿔보겠다는 의욕이 있었다. 3년 3개월간 인천시교육청에서 일하며 무상급식 실시율을 높이고 열악한 재정 상태도 해소해 학부모 단체 여러 곳에서 출마 권유를 받았던 터라 자신도 있었다.”

―교육감 선거에는 개인 돈이 많이 든다. 선거비용 한도액은 시도지사와 같지만 정치적 중립을 위해 정당의 지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남의 돈 받지 않는 ‘3무(無) 선거’를 내세웠다. 정말 안 받았나.

“한 푼도 안 받았다. 3무 선거란 수입 측면에선 출판기념회, 후원금과 기부금, 펀딩 없는 선거이고 지출에서는 선거 유세용 트럭, 스피커, 율동운동원 없는 선거를 말한다. 이 세 가지만 안 써도 비용의 절반을 줄일 수 있다. 인천은 법정 선거비용 한도가 14억 원이다. 이 중 7억 원만 쓰기로 하고 명예퇴직 수당 1억6000만 원, 개인 돈 3억4000만 원에 집 담보로 2억 원을 대출받아 마련했다.”

―선거관리위원회 자료를 보면 2018년 선거 때 시도지사 후보들은 선거비용으로 1인당 평균 7억6000만 원을 썼는데 교육감 후보는 11억1000만 원으로 훨씬 많이 썼다. 서울시 교육감 후보들은 18억∼28억 원을 썼더라. 그 많은 돈을 어디서 구하나.

“출판기념회다. 현직 교육감들은 대개 출판기념회를 통해 1만 권 이상을 판매한다고 한다. 1만 명이 평균 5만 원씩만 내도 5억 원이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교육감이 출판기념회를 하면 교직원들은 모른 체할 수가 없다. 인천시교육감은 3만 명이 넘는 교직원들의 인사권자다. 선거를 치러보니 도와준 사람들이 너무 고맙더라. 5만 원 낸 사람보다 100만 원 낸 사람이 예뻐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런 유혹을 뿌리치려고 3무 선거를 선언한 거다.”

―출판기념회 후원금으로 선거비용을 충당할 수 있나.

“아니다. 인천의 경우 선관위에서 보전 받지 못하는 금액과 비공식적으로 쓰는 돈까지 합치면 3억∼7억 원이다. 교육감 연봉이 1억4000만 원, 임기 4년이면 5억6000만 원이다. 그래서 선거비용 회수를 위해 당선 후에도 부지런히 출판기념회를 연다. 모 교육감은 5권짜리 세트를 13만 원에 내놓고 출판기념회를 해 욕을 먹었다. 초선 교육감은 대개 재산 신고액이 줄어들지만 재선 이상이 되면 재산이 늘어난다. 교육감 선거에 나가는 사람은 3선을 내다보고 한다. 선거 빚 때문에 부정한 뒷돈의 유혹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박 국장이 인천시교육감 권한대행을 하게 된 계기를 제공한 민선 2기 이청연 전 교육감도 선거 빚을 갚기 위해 학교 공사 시공권을 주는 대가로 건설업체 대표 등으로부터 4억2000만 원의 뇌물을 받아 대법원에서 6년 형을 선고받았다. 그의 전임자인 나근형 전 교육감은 부하 직원들에게 뇌물을 받고 근무 성적을 조작해 1년 6개월 형이 확정됐다.

“깜깜이 선거에 단일화 뒷거래도”
‘교육감 선거;교육이 망가지는 이유’ 책을 쓴 박융수 서울대 사무국장은 유권자 관심도 없는 가장 비교육적인 교육감선거제도의 문제를 예리하게 제기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왜 선거 중간에 포기했나.

“교육계에선 꽤 알아준다고 생각했는데 일반인들은 아무도 나를 모르더라.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공약을 설명하려고 하면 ‘그래서 진보냐, 보수냐’라고만 물었다. 이름 석 자 알리는 데만 엄청난 돈이 들어간다는 걸 깨달았다. 게다가 인천 출신이 아니라는 걸 트집 잡아 양쪽 진영 모두 흑색선전까지 해댔다. 두 달 만에 몸무게가 10kg 줄었다. 결국 2억 원 넘게 쓰고 60여 일 만에 그만뒀다.”

―그래서 ‘깜깜이 선거’라고들 한다. 진영별로 후보 단일화에 목숨을 걸게 된다.

“유권자가 선택하는 구조가 아니다. 진영과 조직이 만들어 낸 제한된 후보 중에서 뽑을 수밖에 없는 비민주적 선거다. 정치 중립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선거 공보물에 ‘보수후보 추대’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 등을 훈장처럼 내세운다. 진영과 조직이 지원하지 않는 개인 후보자는 필패할 수밖에 없다.”

―단일화 뒷거래도 문제다. 서울의 경우 곽노현 전 교육감은 후보 단일화 대가로 당선 후 2억 원을 건네 징역 1년을 선고받고 교육감직에서 물러났다. 조희연 교육감이 부당하게 특채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해직 교사 5명 중 한 명은 선거에서 조 교육감과 단일화한 후 선거운동을 도왔던 사람이다.

“인천도 마찬가지다. 단일화에서 떨어졌던 평교사 출신 인사가 5급 상당 장학관으로 특채되더니 연이어 3급 상당 장학관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교육감 측근 중에는 교장 자리에 자기편을 앉히기 위해 교장 공모제 면접시험 예시답안을 빼돌렸다가 기소된 사람도 있다. 교육감 당선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전리품 나눠주듯 자리 만들어주고 승진시켜 준 것이 기소와 판결로 확인된 것이다. 교육감 직선제의 슬픈 자화상이다.”

―직선제 도입 후 교육 현장이 분열되고 교육의 편향성 시비도 끊이지 않는다.


“선거가 진영 대결이 되다 보니 극단적인 사람이 아니면 당선되기 어렵다. 중도 성향의 후보는 설 자리가 없다. 교육감의 정치 성향에 따라 교육 정책이 수시로 바뀌면서 교육의 안정성도 흔들리고 있다. 교육엔 관심 없고 선거비용 회수와 다음 선거 준비에만 바쁜 교육감들이 많다.”

“비교육적 직선제 바꿔야”

이진영 논설위원
―주요국 가운데 모든 교육감을 주민 선거로 뽑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은 지역 의회의 검증을 거쳐 단체장이 임명하는 방식이다. 미국도 50개 주 가운데 10여 개 주만 직선제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도 시도지사 임명제로 하거나 시도지사 선거에서 교육감 후보자를 러닝메이트로 지정하자는 대안이 제시되고 있다.

“사람들은 자녀가 대학에 들어가고 난 뒤로는 교육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교육감 선거가 단독으로 치러질 때는 투표율이 10∼20%대였다. 그런데 2010년부터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얹혀 치르게 돼 투표율이 올라갔는데 이게 독이 됐다고 본다. 저조한 참여율의 문제가 묻히게 된 것이다. 유권자들은 관심도 없는데 직선제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 대통령이 유능한 교육 전문가를 찾아 임명하는 방법도 있다. 어떤 대안이 됐든 지금의 직선제는 바꿔야 한다.”

―전국 17개 교육청이 교육감 선거를 위해 편성한 예산 총액이 2000억 원이다.

“선거를 안 한다면 2000억 원을 아이들 교육에 쓸 수 있다는 뜻이다. 10개 학교에 다목적 강당 짓는 데 511억 원이 들었다. 실내 강당이 있어야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체육활동을 할 수 있다. 2000억 원이면 40개 학교에 강당을 지어줄 수 있는 돈이다. 왜 찍고 나서 누굴 찍었는지 기억도 못 하는 기억상실증 선거, 교육 현장을 정치판으로 만드는 비교육적 선거에 2000억 원을 낭비하나.”

박융수 국장은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29년간 교육부 공무원으로 일했다. 인천시 부교육감 시절인 2017년 2월 이청연 당시 교육감이 뇌물수수로 유죄 판결을 받고 법정 구속되자 교육감 권한대행을 맡았다. 이듬해 사직하고 인천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다. 미 오하이오대 교육학 박사다.


이진영 논설위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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