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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69회 졸업후 경희대 78학번으로 입학했으니 46년전이다. 세월이 빠르기도 하다. 당시 대학전체 중앙고 동문회가 열려 약간의 기대를 갖고 가보니 그해 신입생은 공대 1명과 문리대 생물학과인 나를 포함해 달랑 2명이었다. 선배님들은 거의 50명정도 되었고 수도사대부속여고? 동문회와 조인트하였는데 신입생이 둘밖에 없다보니 선배님들이 굉장히 귀여워 해준 기억이 있다. 특히 의대, 치의대 선배님들이 즐겁게 보내는 걸 보고 나도 보기에 좋아서그분들과 대화도 하였는데 굉장히 친절하셨던 기억이 새롭다. 그러나 동문회가 무르익던 그 순간에 어느 구석에서 심한 말다툼과 싸움이 있었다. 동문회가 갑자기 어수선해지며 해산되었다. 이후 알게된 거는 ㅇㅇ대 ㅇㅇ과 선배가 술먹고 행패를 부린 것이었다. 그 후 중앙 전체동문회는 열리지 않았다. 공대 입학동기 1명이 재수한다고 휴학해버리니 78학번 중앙은 나 혼자였다. 2학년때 선배님들이 요청?해서 문리대, 공대 등 몇개 학부 중앙동문회 모임을 담당했다. 지금 생각하니 그래도 경희대의 전체 공식 중앙고 동문회장을 한거였다. 매년 10명정도 모여서 떳떳하게 재미있게 보냈다. 동문회 알림을 게시판에 붙일때 중앙심볼을 성의껏 그려 넣으니 동문들께서 멀리서도 눈에 띄고 반가왔을 것이다. 의치대 선배들은 별도 동문회 모임 포스터를 과 건물내에만 붙혀서 하는 옹졸함?을 보이는 듯 했다. 지금도 교실 칠판옆 액자에 걸려있던 인촌선생님 교지중 한 문장은 항상 기억하며 나의 좌우명이 되었다. 그 글은
'나는 애국자이다. 이겨서 자만하지 않고 져서 비굴하지 않는다.'
나도 고교때 의대를 지망했지만 현실은 아니었고 당시 전과를 위해 1학년 평점을 4.3으로 맞도록 노력했었다. 당연히 집안의 전통으로는 재수가 안되었으니 답답했지만 어쩔수 없었다. 그후 생물학과 졸업해 전매청 연구소에 취업하고 모교에서 미생물전공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뒤 정관장 인삼공사 연구원 소장에 수석연구원으로 37년간 근무하고 정년퇴임한지 5년이 되어간다. 계속 인삼농협에 재배기술 자문을 해주고 홍삼의 200년 역사를 찾고, 인삼포지를 조사해서 학술지에 논문 3편을 게재하느라 쉴틈이 없다. 이 게시판을 통해 우연히 경희대 16대 총장을 하신 한균태 박사님이 중앙고 65회 선배에 경희대 신문방송학과를 나왔으며 미국 오스틴 텍사스주립대 박사로 모교 교수를 하신것을 알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사람이 혹시 원하지 않은 상황이 오더라도 항상 기쁨으로 희망갖고 감사하게 산다면 인생의 보람이 빠르고 모진 이세월을 녹여버릴것으로 믿는다. 하늘(하나님)은 스스로 돕는(강한)자를 돕는다. 지금도 당시 과를 따지지 않고 계속 중앙고 선후배 전체 동문회를 하지 않은 것이 조금 아쉬운 대목이다 ^^.
